아약스와 4강 2차전서 3-2 승리…원정 다득점서 우위
손흥민(27)의 소속팀 토트넘(잉글랜드)이 극적인 승부 끝에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진출했다. 루카스 모우라(27)는 홀로 3골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뒤집기 승부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결승행에 힘을 보탠 손흥민은 자신의 생애 첫 UCL 우승과 한 시즌 개인 최다득점 경신 기회를 얻었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오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모우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2로 승리, 1차전(0-1 패) 합산 3-3을 만들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토트넘의 우승 경쟁 상대는 전날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4-0으로 꺾고 1ㆍ2차전 합산 4-3으로 승리해 ‘안필드의 기적’을 쓰며 결승에 선착한 리버풀(잉글랜드)이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 전반까지만 해도 절망에 휩싸였다. 이날 전반 5분 마테이스 더리흐트(20)에게 헤딩 선제골, 전반 35분 하킴 지예흐(26)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아 0-2로 끌려가면서 결승행이 훌쩍 멀어지는 듯했다. 전반 초반 손흥민이 골 라인 부근까지 공을 몰고 가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후반에만 실점 없이 3골을 몰아넣어야 하는 위기에 처했지만, 그 위기를 기어코 넘어선 것이다.
토트넘은 후반 들어 공 점유율을 높여가다 후반 10분과 14분 터진 모우라의 연속골로 2-2 균형을 맞췄다. 모우라는 후반 10분 역습 상황에서 델레 알리(23)가 접어놓은 공을 골문 정면으로 달려들며 차 넣더니, 4분 뒤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공을 가로채 왼발 터닝 슛으로 또 한번 아약스 골 문을 열었다.
토트넘이 한 골만 더 넣으면 원정 다득점 규정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양 팀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후반 43분 얀 페르통언의 연이은 슈팅이 수비에 막힌 데 이어 손흥민의 슈팅도 무위로 돌아가면서 승부는 아약스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아약스는 선수 교체와 골 킥 지연 등으로 시간을 끌었지만, 되레 독이 됐다. 후반 추가 시간 모우라가 승부를 가르는 세 번째 골을 넣으면서다.
모우라는 추가시간 5분이 거의 다 흐를 무렵 페널티 박스 내 정면에서 알리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왼발 슛으로 연결, 골 망을 갈랐다. 1882년 창단한 토트넘은 137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UCL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과 리버풀은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단판으로 우승을 다툰다. 손흥민은 이날 자신의 생애 첫 UCL 우승과 함께 한 시즌 개인 최다 득점(21)골 경신에 도전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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