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한화그룹의 계열사들이 잇따라 인수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SK 애경 등 인수 후보 기업들이 말을 아끼거나 인수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8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을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케미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고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항공 엔진ㆍ부품 제조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날 실적 컨펀런스 콜에서 “항공기 엔진, 기계시스템 등 항공 제조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 판단돼 인수를 생각해 본적이 없으며 인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대해 “관심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날 면세점 사업 철수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면세점은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손해가 커 그만두는 것일 뿐”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작업이라는 이야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SK, CJ, 롯데그룹 등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하게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비용이 수 조원으로 추정되는데다 향후 항공사 운영에 들어갈 비용도 커 선뜻 나서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또 지금 단계에서 인수 의사를 보일 경우 인수 비용만 올라가게 돼 속내를 감추고 서로 ‘눈치보기’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때문에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과 회생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은 이후에나 인수전에 뛰어들 대기업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운영에는 워낙 많은 자금이 들어 인수업체에 대한 출자 및 자금 지원 등의 메리트 없이는 누구도 쉽게 뛰어들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좀더 지나야 인수 기업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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