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리그 4강 2차전서 후반 교체 투입 후 연속골
바르사에 최종 4-3 역전극 이끌고 ‘결승행 티켓’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미드필더 조르지니오 바이날둠(29)이 기적을 쏘았다. 바이날둠은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홀로 두 골을 몰아 넣으며 바르셀로나(스페인)에 4-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맹활약의 원동력으로 ‘울분’을 꼽았다. 바이날둠은 경기 후 B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한 감독에 화가 나 있었다”며 “내가 할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자신을 선발 명단에 넣지 않은 위르겐 클롭(52) 감독 앞에서 그는 ‘득점 시위’로 분풀이를 한 셈이다.
4강 1차전에서 리오넬 메시(32)가 버틴 바르셀로나에 0-3으로 패한 리버풀은 이날 경기에서 4점차 이상으로 이겨야만 UCL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홈 팬들 앞에서 기적처럼 4골을 몰아넣으며 최종스코어 4-3역전극을 펼쳐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주인공은 단연 울분의 사나이 바이날둠이었다. 벤치에서 이날 경기를 시작한 그는 디보크 오리기(24)의 득점으로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시작과 함께 앤드류 로버트슨(25)과 교체 투입된 뒤 내리 2골을 꽂아 넣었다. 바이날둠은 후반 9분 측면에서 상대 수비의 공을 빼앗은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21)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바르셀로나 골 문을 열어젖혔다. 바이날둠은 2분 뒤 헤딩슛으로 추가 골을 뽑아내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바이날둠의 연속 골로 1ㆍ2차전 합산스코어 3-3까지 따라붙은 리버풀은 후반 34분 기어코 승리를 확정 짓는 네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의 허를 찌른 명품 팀플레이였다. 알렉산더-아널드는 코너킥 키커를 바꾸려던 차에 상대 수비 전열이 흐트러지자 그대로 코너킥을 올렸고, 문전에 있던 오리기가 침착하게 마무리해 승부를 뒤집었다. 바르셀로나는 남은 시간 동안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단단히 잠긴 리버풀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안필드의 기적’을 써낸 바이날둠은 클롭 감독에 대한 원망을 뒤늦게 밝히면서도 “우리는 1차전이 끝난 뒤 2차전에서 4-0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승리에 대한 큰 기쁨을 드러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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