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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 세계경제] 미국 대도시, 우버 파업에 버스ㆍ택시는 5분 대기 신세

입력
2019.05.08 17:08
수정
2019.05.08 19: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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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미국 뉴욕시 라 과디어 공항의 우버 탑승장에서 우버 기사가 탑승객이 집을 싣기 위해 트렁크를 열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3월 미국 뉴욕시 라 과디어 공항의 우버 탑승장에서 우버 기사가 탑승객이 집을 싣기 위해 트렁크를 열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버(Uber)와 리프트(Lyft)는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렵지만, 글로벌 세계 시장에서는 차량호출 서비스 1, 2위를 다투는 업체다. 이들 회사 소속 운전자들이 8일(현지시간) 뉴욕과 워싱턴DC 등 미국 주요 8개 대도시에서 저임금에 항의하는 동맹 파업에 나서면서 미국에서는 이들이 대중교통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한 게 입증됐다. 우버, 리프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교통당국이 버스와 택시, 지하철을 긴급 증편해 대비하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이날 두 회사의 차량 운전자들이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고객과의 소통 수단인 모바일 앱을 꺼두는 파업에 나섰다고 전했다. 뉴욕에서는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출근시간’ 파업이,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4시간 파업이 진행됐다. 우버는 오는 9일 기업공개(IPO)를 앞둔 상황으로 상장 후 기업가치가 1,000억달러(약 116조원)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투자자와 고위 간부만 배불릴 뿐 정작 운전자들은 저임금에 착취 당한다는’는 도덕적 비판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WP는 이날 파업으로 “호출 서비스가 이미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 도시에서는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최소한 파업에 나서지 않은 일부 차량의 요금이 오르거나, 차량 이용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통대란이 우려되자 공항 당국과 대도시 교통국은 버스와 지하철, 일반택시 등 왕년의 대중교통 사용을 장려하고 나섰다. 워싱턴 지역에서는 당국이 로널드 레이건 공항과 덜레스 공항에 추가 택시팀을 급파하거나, 지하철과 버스를 추가 배차해 대기시키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우버 파업은 미국에서 고전 대중교통 수단이 ‘우버’를 위시한 각종 차량 호출 서비스에 완전히 경쟁력을 잃고 패퇴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 카토 연구소는 지난해 “2014년 이후부터 미 전역에서 버스와 기차 등의 이용량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지난 몇 년 간 20% 이상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교통청(FTA)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대중교통을 이용한 횟수는 2억 5,500만번 가량 줄어든 데 반해, 우버 등 공유서비스를 이용한 횟수는 7억 1,000만번 가량 늘었다.

그러나 차량 공유업체의 성장이 거듭될수록, 개인 사업자 신분인 해당 업체 운전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뉴욕시가 지난해 12월 미국 최초로 차량공유업체 운전자들에도 시간당 최소 17.22달러를 보장하도록 하는 조례를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버 운전자들은 주유비 등 차량 유지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나면 여전히 시급은 1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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