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완봉승… 무사사구로 시즌 4승
칼 제구 앞세워 공 93개로 9이닝 마무리
내셔널리그 14개 전 구단 상대 승리 덤까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시즌 네 번째 승리를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데뷔해인 2013년 첫 완봉승을 따낸 이후 6년 만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오늘이 어머님 생신인데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전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며 9-0으로 완봉승 했다. 9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져, 사사구 없이 삼진 6개를 잡아내는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시즌 4승(1패)째도 챙기는 한편, 시즌 평균자책점도 2.55에서 2.03으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이 완봉승을 거둔 것은 2013년 5월 29일 LA에인절스전 이후 2,170일 만이다. 당시 류현진은 9이닝 동안 2안타만 내주며 무사사구로 승리했다.
홈에서 강한 류현진은 이날도 다저스타디움에서 빛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홈에서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었다. 홈구장 4번째 등판인 이날도 어김없이 승리를 챙겼다. 완봉승까지 거두며 홈구장 평균자책점을 1.55로 더 낮췄다.
특히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MLB 내셔널리그 14개 구단 모두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하게 됐다. 2013년 4월 8일 피츠버그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이래 6년여 만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애틀랜타 전에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정규시즌에서 3차례 선발 등판해 호투(평균자책점 2.95)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네 번째 선발등판에서는 악연을 끊어내며 앞선 등판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LA타임스는 이날 “애틀랜타가 벗어나기 힘든 무자비한 투구였다”고 극찬했다.
최근 물이 오른 제구력이 완봉승의 원동력이었다. 류현진은 올해 7경기에서 44.1이닝을 던지며 볼넷은 단 2개만 내주고 삼진을 45개를 잡아냈다. 제구력의 척도인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이 무려 22.5다. 볼넷 1개를 내줄 동안 삼진을 22개 이상 잡아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이 부분 1위에 올랐는데, 2위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가 9.00으로 2위, 3위 카를로스 카라스코(클리블랜드)가 7.14인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투구수도 7경기에서 600개를 기록했는데, 이닝당 13.5개 수준이다. 야구에서 이상적인 투구수는 통상 이닝당 15개 정도로 간주한다. 이날도 삼진 6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한 개도 없었고, 급해진 상대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면서 투구 수 관리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타선에서는 저스틴 터너가 5타수 4안타(3홈런) 6타점으로 류현진을 도왔다.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터너는 1회 좌월 선제 솔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2회에는 좌중간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고 5회에 다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7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8회 2사 1ㆍ2루에서 3점 홈런으로 축포를 터트렸다. 류현진 역시 6회 말 2사 1루에서는 우전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살렸다. 지난해 9월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26일 만에 나온 안타다.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이 여러 차례 나왔다. 특히 7회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류현진의 바깥쪽 공을 잘 공략해 우익 선상으로 타구를 날렸지만, 다저스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슈퍼 캐치로 걷어냈다.
마지막 9회도 짜릿했다. 2아웃까지 잘 잡으며 완봉을 눈앞에 뒀지만 도널드슨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으며 2사 2루가 됐고, 다음 타석에는 ‘천적’ 프레디 프리먼이 들어섰다. 류현진은 그러나 시속 147㎞짜리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하면서 자신의 두 번째 완봉승을 완성했다. 다저스타디움을 메운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류현진은 씩 웃으며 환호에 답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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