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배근 교수 라디오 인터뷰서 반박 “저물가는 세계적 추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0%대에 그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물가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경제공황 상황이 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인데, 잘못된 진단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극단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도래하는 것”이라며 “일부에서 디플레이션이 도래하고 있다고 겁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물가가 하락하는 것은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디플레이션은 경제 전반에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저물가가 계속되면 소비자는 값이 더 싸지는 미래에 물건을 사려 하고, 재고가 쌓이면서 기업들은 생산과 투자, 고용을 미룬다. 저물가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은 다시 낮은 물가 상승률로 이어져 경제공황 상태가 올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최 교수는 지금 한국 경제 상황을 볼 때 물가의 지속적이고 전반적인 하락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가 크게 서비스 55%, 공업제품 33%, 농축수산물 8% 정도로 구성되는데 서비스 부분이 박근혜 정부 때보다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며 서비스 물가 하락을 저물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서비스 부분을) 세부적으로 보면 무상급식으로 학교 급식비가 크게 감소했고, 무상교복도 진행되고 있으며, 휴대전화료를 정부가 많이 인하시켰다”며 “사회보장 강화의 결과로 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제도들이 정착되면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것이어서 물가 변화에 영향을 안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 공업제품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정부가 유가를 인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어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의 결과로, 내용적으로 건강하다”고 총평하면서 “일반 서민들의 밥상을 차지하는 신선식품 물가지수가 4월 기준으로 2.7% 하락한 것도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교수는 “정부의 지원 부분을 제외하고 계산한 결과 (물가상승률은) 1.35%가 나온다”고 추산했다.
최 교수는 저물가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발행하는 비즈니스 이코노믹스를 인용해 “미국이 2012년 이후 7년간 물가 목표치가 2%인데 한 해도 달성한 적이 없이 낮았다”며 “저물가는 주요 선진 국가들을 비롯해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2013년 박근혜 정부부터 1%대가 지속됐었고, 2015년 0.5%였다”면서 “세계적인 물가 수준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