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속 직원과 전관 변호사의 부적절한 접촉으로 인해 업체 대상 과징금 수백억 원을 감경하는 과오를 저질렀음에도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감독하는 데 소홀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7일 이러한 내용의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관련 업무 처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정위는 2016년 6월 시멘트 제조업체인 성신양회 측 이의신청 대리인을 맡은 법률사무소 김앤장 소속 전관 변호인단이 공정위 현직 실무자로부터 과징금 감경 관련 정보를 취득해 총 과징금 436억5,600만원 중 218억여원을 깎아낸 사실을 이듬해 2월 적발했다(본보 2017년 12월 4일자). 공정위는 변호인단이 실무자로부터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성신양회 재무제표를 과징금 감경에 유리하게끔 변경 작성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5월 해당 변호사 4명에 대해 6개월간 공정위 직원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공정위는 이런 방식의 잘못된 접촉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소속 공무원이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외부인과 접촉한 경우 5일 내에 그 사실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첫 해였음에도 외부 접촉 후 보고 누락율이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2018년 공정위 방문자 중 접촉 사실을 보고해야 하는 외부인 1,547명을 만난 공정위 소속 공무원이 162명이지만, 이중 98명(60.5%)이 일부 접촉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공정위 직원 중 1명은 보고 대상 30건(51명 방문) 중 1건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성신양회 과징금 감경 관련 업무를 부실 처리한 공정위 직원의 징계도 요구했다. 감사원 측은 “공정위 업무 담당자는 A회사(성신양회)가 과징금 감경 요건인 ‘3개년 가중평균 당기순이익의 적자’ 전환 사유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과징금의 50%를 부당 감경하는 이의신청 심사보고서를 작성했다”며 “공정위 위원장에게 관련자 2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 처분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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