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안철수계 15명 소집 요구
金 “총선서 기호 3번을 달면 사퇴”
퇴진요구 의원들 “적반하장” 반발
“제게 원내대표 사퇴와 조기 원내대표 경선을 요구한 의원들 모두가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기호 3번을 달고 자유한국당이나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ㆍ통합 없이 당당히 총선에 나가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다면 저는 그 즉시 그만두겠다.” (김관영 원내대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한 의원들 중 바른미래당을 떠날 의원은 아무도 없다. 김 원내대표는 이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약속한대로 오늘부로 즉각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유의동 의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그의 사퇴를 촉구하며 의총 소집을 요구한 안철수ㆍ유승민계 의원들이 7일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당권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당 지도부와 의원들 간 여론전이 서로의 감정에 생채기를 내며 격화하는 양상으로, 8일 열릴 의총이 내홍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계 의원 8명과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의원 7명 등 바른미래당 의원 15명은 이날 김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조기 원내대표 경선 여부를 다룰 의총 소집요구서를 당에 제출했다. 당원권 정지중인 3명을 제외한 25명의 의원 가운데 과반을 훌쩍 넘는 인원이 사실상 김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던 김 원내대표는 이 같은 집단행동에 발끈했다. 그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계파정치가 당을 흔들고 있다. 이는 창당정신에 반대되는 해당행위”라며 “원내대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사퇴를 요구하며 몰아내려는 것은 김관영을 몰아내고 당권을 확보하겠다는 집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유승민 의원 등 당을 흔드는 분들에게 묻겠다.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바른미래당)을 달 것인가, 2번(한국당)과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2번으로 나갈 것인가”라며 “저는 내년 총선에서 당당히 기호 3번을 달고 다당제를 만들어주신 국민과 함께 위대한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작심 발언에 의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유의동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과정에서 반복적인 거짓말과 불법 사보임을 일삼은 김 원내대표의 비민주적 행태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의총 소집요구서를 낸 것”이라며 “김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선거를 치를 거면 즉각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말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상욱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김 원내대표가 사퇴 요구를 해당행위라고 했는데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며 “의원들 3분의 2가 사퇴하라고 하는데 또 궤변을 내세우며 동료의원들을 모독하고 있다”고 했다.
감정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는 가운데, 김 원내대표는 8일 의총을 열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과 격론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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