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주일ㆍ주러대사 간담회
남관표 신임 주일 대사는 7일 일본 오사카에서 다음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양국 관계를 반전 시킬 수 있는 호기로 지목하며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남 대사는 이날 부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말 어려운 시기에 주일대사로 부임하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부로서는 한일 간 과거사 문제가 실질적 협력을 흔들지 않게 하는 투트랙 기조임을 누차 밝혔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해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가 한일관계를 굉장히 중요시 하고 있다는 점은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 대사는 한일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고 당부한 뒤 “양국이 기존에 쌓아 온 신뢰를 기반으로 상황이 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남 대사는 “일본도 (나루히토 일왕 즉위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내달 G20 정상회의와 내년 도쿄올림픽 등 양국관계를 새롭게 세팅하는 좋은 여건들이 조성됐다”는 낙관적 평가도 내놓았다. G20 정상회의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을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계기 삼아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여파로 악화일로를 걷는 양국 관계를 재정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일관계에 정통한 고위 외교당국자도 한일 정상회담 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가셔서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양국관계 발전에) 굉장히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강제징용 판결 문제는 여전히 난관이다. 일본 정부가 우리 사법부 판결에 따라 자국 기업 자산이 압류 내지는 매각될 경우 한국 수입품의 관세 인상 등 경제 보복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현 단계에서 관련 사안에 개입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징용 피해자와 일본 기업 간 민사 소송의 성격이 강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대해 고위 외교당국자는 “그런 상황을 가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양국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으로,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석배 신임 주러시아 대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러시아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는 취임 포부를 밝혔다. 이 대사는 지난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남북관계 진전이 매우 중요하고 북미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날 고위 외교당국자는 북한이 4일 감행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러시아는 국경을 맞댄 인접국에서 군사적 충돌 또는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 굉장히 민감한 국가기 때문에 최근 북한의 일련의 저강도 반발에 대해서도 분명 매우 유보적인 입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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