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 환치기 조직 31명 적발
신발밑창 등 숨겨 보안검색대 통과
필리핀에서 카지노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에 ‘환치기’조직을 결성해 신발 밑창과 여성용 거들 속 등에 외화를 숨겨 1,000억원 상당을 270여 차례에 걸쳐 밀반출한 환치기 조직 일당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대장 김명상 경정)는 7일 필리핀에서 운영 중인 카지노 환전자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1,080억원대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환치기 조직 31명을 적발, 이중 국내 총책 A(56)씨 등 8명을 구속하고 운반책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외화 밀반출을 계획하고 조직을 구성한 필리핀에 거주하는 해외총책 B(53)씨 등 3명을 지명수배하는 한편, 총책 B씨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 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신청하는 등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필리핀 마닐라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던 중 도박자금 환전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국내 총책 A(56ㆍ구속)씨 등 지인들을 포섭해 도박장에서 번 돈을 국내 대포통장에 송금한 후 이를 다시 달러와 유로화로 환전해 운반책을 통해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경남의 한 오피스텔을 임대해 교도소 동기와 같은 범죄 전력이 있는 동네 선ㆍ후배들을 운반책으로 모집했으며, 신발 밑창과 여성용 거들 등을 이용해 지폐를 숨겨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공항 보안 검색대의 금속탐지기로는 신발 밑창 등에 숨긴 외화 뭉치가 적발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운반책 1인당 4억원 가량을 숨겨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수법으로 2016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총 276차례에 걸쳐 1,080억원의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총책, 관리책, 환전책, 송금책, 운반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외화 은닉방법과 경찰 검거 시 대처 요령 등을 교육하는 등 사전에 범햄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276차례에 걸쳐 1080억원의 외화를 밀반출하는 과정에서 세관에 단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밀반출한 자금은 필리핀에서 대부분 도박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자금출처 및 사용처, 도박 가담자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 이라고 덧붙였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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