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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고 쉬지도 않고”… 문 대통령, 평화프로세스 고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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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고 쉬지도 않고”… 문 대통령, 평화프로세스 고수 의지

입력
2019.05.07 01:5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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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유력 일간지에 집권 2주년 기고… 괴테 문구 인용, 지지 호소 

 북한 도발 재개에도 대화 의지 “평화 동력은 평범한 사람들의 힘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집권 2주년을 즈음해 독일 언론에 전한 기고문에서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문구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도 않고’를 인용하며 중단없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의지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촛불혁명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자발적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궁극적 동력은 ‘평범한 사람’에서 온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린이날인 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행사'를 마친 후 어린이들의 기념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어린이날인 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행사'를 마친 후 어린이들의 기념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평범함의 위대함, 새로운 세계질서를 생각하며’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결국 우리는 세계를 지키고 서로의 것을 나누면서 평화의 방법으로 세계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범한 사람들의) 힘은 마지막 남은 ‘냉전체계’를 무너뜨리고, ‘신(新)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비핵화 논의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시민의 힘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 최종 목적지가 한반도의 냉전적 갈등과 분열이 해체돼 평화와 공존, 협력과 번영의 새 질서로 대체된 신(新)한반도 체제라는 점도 거듭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취임 직후인 2017년 7일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공개한 ‘신 베를린 선언’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쉬운 일부터 하자’며 평창올림픽 참가, 이산가족 상봉, 남북한 상호 적대행위 중단 그리고 남북 간 대화와 접촉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며 “놀랍게도 이 4가지는 2년이 지난 지금 모두 실현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보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낫다’고 했다”면서 “무언가 시작하지 않으면 국민의 열망을 이룰 수 없었다”고 역설했다.

북한이 4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1년 5개월여 만에 무력도발에 나설 정도로 여건이 나빠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순 있어도 북한과의 대화를 서둘러 재개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가 동서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에 머무르지 않고 남북으로 뻗어 나가 동북아, 유럽까지 번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반도 체제가 정착돼 남북 간 경제교류가 활성화하면 화해무드를 기반으로 동북아 평화를 촉진하고 최종적으로는 다자평화안보체제로 발전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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