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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력 시위에도… 미국 “끌려다니지 않겠다” 강경 기조

입력
2019.05.07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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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페이오 “트럼프, 역사상 최대 대북 제재”… 협상 메시지 속 대북제재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피터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피터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결렬 이후 수위를 높여가며 미국을 향해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북한의 강경태세에 끌려 가지 않겠다는 대응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4일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하며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했지만 미측이 협상과 인도적 지원은 지속할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대북 제재 역시 강조한 것도 이런 방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6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하노이 회담 후 ‘더 이상 북한을 쫓아가지 않겠다’는 취지의 대북 정책 기조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월 하노이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미국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인도적 지원 허용과 같은 회유책을 먼저 던지는 등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했으나, 이번엔 북측이 미국의 ‘빅딜’(일괄타결)안에 호응할 때까지 섣불리 유화적인 태도로 나서 북측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기조로 선회했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중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밝히는 등 북미 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때 기조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4일 함남 영흥군 호도반도에서 단거리발사체를 발사한 이튿날인 5일(현지시간)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기조를 내비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어떻게 보는가’란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역사상 북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대통령”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을 외교적으로 비핵화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앞으로 나갈 길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지만, 제재는 유지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대북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미측 기조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김 위원장이 연말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미국의 협상 자세와 방법론을 신랄하게 비난하고 나섰을 때도 미측은 “후속 회담이 빠를 필요는 없다”(트럼프 대통령)며 흘려 넘겼다. 같은 달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언론과의 문답 형식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아닌 다른 인물로 협상 대표 교체를 요구하는 강수를 뒀을 때도 대응하지 않았다. 북측이 점차 반발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미국도 빅딜안을 쥔 채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란 평가다.

다만 북측 도발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무력행동에 대해 미 의회와 언론 등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정부도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꺼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미 조야에서도 ‘빅딜 아니면 노딜’이라는 원칙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북한은 계속해서 압박수위를 높일 텐데 트럼프 대통령도 대응전략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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