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메디힐 챔피언십 우승
시즌 첫 승에 LPGA 통산 8승… 접전 벌인 이정은, 신인왕 독주
김세영(26ㆍ미래에셋)이 천신만고 끝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첫 승이자 통산 8승째를 달성했다. 자신의 상징이 된 붉은색 바지를 입고 최종라운드에 나선 그는 초반 부진으로 무너지는 듯 했으나 막판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세영과 끝까지 우승을 놓고 다퉜던 이정은(23ㆍ대방건설)은 비록 LPGA 데뷔 첫 승엔 실패했으나 미국 무대 진출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신인왕 경쟁서 독주 체제를 갖췄다.
김세영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일리시티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ㆍ6,507야드)에서 열린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따냈다. 이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 버디 2개를 묶어 3오버파 75타를 적어낸 김세영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이정은, 브론테 로우(24ㆍ잉글랜드)와 동타를 기록,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3라운드까지 2위에 3타 앞섰던 김세영에게 4라운드 초반은 악몽과 같았다. 4라운드를 시작 할 때만 해도 우승트로피를 쉽게 들어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전반에 부진하면서 우승과 멀어졌다. 1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흔들린 그는 8번홀(파4)에서도 보기에 그쳤다. 그런 사이 먼저 경기를 치르던 이정은과 로우가 보기 없이 나란히 이글까지 적어내는 등 맹타를 휘두르며 김세영의 스코어를 넘어섰다.
김세영은 그러나 후반 라운드에서 다시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파 세이브를 이어가며 선두를 추격했고, 15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내면서 공동 선두에 올랐다.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고 연장에 돌입했다. 곧바로 이어진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은 김세영은 버디 기회를 놓친 이정은과 로우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날 우승으로 지난해 7월 숀베리크리크 클래식 이후 약 10개월 만에 통산 8승째를 기록한 김세영은 경기를 마친 뒤 방송인터뷰에서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며 이날 명승부를 되돌아봤다. “오늘 하루 롤러코스터 같았다”며 가슴을 쓸어 내린 그는 “전반에 너무 못 쳐 아쉬웠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리로 ‘연장 불패’ 행진(4승)도 이어갔다. 김세영은 2015년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2015 롯데 챔피언십, 2016 마이어 클래식 등에서 연장전을 치렀는데, 모두 우승 했다. 그는 “우승에 가까웠다가 연장전을 치르게 돼 어떻게든 이기자는 생각이었다”며 “명예의 전당을 목표로 두고 있는데, 차츰 (목표에)가까워지는 것 같아 뜻 깊다”고 했다. 김세영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이번 시즌 11개 대회에서 6승을 합작했다.
이정은은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 직전까지 갔지만 연장전을 넘어서진 못했다. 그러나 LPGA 투어 진출 이후 개인 최고성적을 거둔 데다, 대회를 치를수록 샷 안정감을 찾아가며 신인왕 경쟁에서 독주 체제를 갖춘 모습이다. 이정은은 이 대회 성적이 반영되지 않은 신인상 포인트만 해도 348점으로 2위 크리스틴 길먼(미국ㆍ225점)을 크게 앞서는데, 이 대회 준우승으로 400점대를 넘어서면서 더 크게 앞서게 됐다. 그는 “연장전 3퍼트가 아쉽지만, 스코어 등 모든 게 만족스럽다”며 소감을 대신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지은희(33ㆍ한화큐셀)와 양희영(30ㆍ우리금융그룹)은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5언더파 283타를 기록, 공동 4위에 올라 ‘톱10’에 한국 선수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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