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전술유도무기 포함 방사포 발사
美 태도변화 압박용이나 9ㆍ19합의 위반
정부, 안보위협 군사도발엔 단호한 대응을
북한이 4일 오전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10발 안팎을 쐈다. 국방부는 5일 기종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240㎜, 300㎜ 방사포를 다수 포함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미 정보 당국이 세부 탄종과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즉각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연 뒤 “북한의 행위는 남북간 9ㆍ19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국방부는 사거리가 70㎞에서 240여㎞로 평가된 이 발사체가 방사포인지 미사일인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이 쏜 전술유도무기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지대지 미사일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스칸데르는 고체연료 사용 무기로 사거리를 늘릴 수 있어 사실상의 탄도미사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만약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면 이는 명백한 군사 도발이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다. 당연히 한미 공조를 통한 강력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발사체의 실체가 아직 불분명하고 북미 협상 교착 시기에 미사일로 단정할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급전직하할 수 있다. 정부가 신중 모드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 시험을 했지만 탄도미사일 시험은 2017년 11월 사거리 1만3,000㎞ 이상인 ‘화성-15형’ 발사 이후 중단한 상태다.
북한의 잇따른 저강도 무력 시위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협상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한 대미ㆍ대남 압박용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의 끈은 놓지 않으면서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유인하고 한미 간 대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북측 입장을 적극 옹호하게 하려는 전형적인 북한식 전술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의 도발 직후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해석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더 이상의 북한 도발을 용납해선 안된다. 방사포나 전술유도무기는 미국이 아닌 우리에겐 직접적이고도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해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9ㆍ19 군사합의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이 같은 북한의 군사 도발을 마냥 방치하면 그 수위는 점점 높아질 것이 뻔하다. 정부는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계속 추진하되 군사 도발에 대해서는 냉정하고도 단호한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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