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9) 미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4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으로 불리는 버크셔해서웨이의 2019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이 이같이 발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열성적(card-carrying) 자본주의자”라면서 “2020년이든 2040년이든, 아니면 2060년이든 이 나라가 사회주의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버핏은 다만 자유시장 시스템은 적절한 규제를 받아야 하며, 소외된 계층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자유시장 시스템을 옹호한 것은 지극히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 민주당 일각에서 ‘민주적 사회주의’가 힘을 얻는 상황에서 나온 언급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 지지자인 버핏은 그동안 자본주의 틀 안에서 사회안전망 강화를 주장하면서 대규모 감세엔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을 거듭 드러냈다. 버핏은 주총장에서 취재진에 “그것은 수많은 사기와 연관된 도박 장치”라며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를 재킷의 단추에 빗대어 "내가 이 단추를 떼어내고, 이걸 여러분에게 1,000달러를 받고 제공한다고 치자. 단추 가격이 하루 만에 2,0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 그렇지만 단추는 그 용도가 극히 제한돼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가상화폐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선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했다. 앞서 버핏은 지난해 연례 주총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해 "아마도 쥐약(rat poison)"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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