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무관심의 아파트 문화를 어울림과 소통, 주민 화합으로 변화시켜 관심을 끈다. 전북 완주군 용진읍 원주아파트 297가구 입주민들은 평소 방치된 아파트 지하실을 활용한 표고버섯 재배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화합을 다지며 소득도 창출해 1석3조 효과를 내면서 아파트 공동체사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주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군 지원을 받아 지하1층 66㎡의 공간에 앵글과 선반, 스마트팜 LED 시스템 등을 설치하고 표고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앵글 선반에는 표고버섯 종균을 심어놓은 배지(배양기) 1,300개를 빼곡히 배치했다. 주민들은 2인1조로 조를 짜서 시간 날 때마다 서로 돌아가며 버섯을 키웠다. 이곳 재배 버섯은 모두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으로 재배했다.
재배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지난해는 기술 부족과 극심한 폭염 등으로 수익은 고작 50만원에 불과했다.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직접 공부하고 선진 지역을 방문하는 등 재배 노하우를 익혔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는 300만원이상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수확한 버섯은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일부는 판매해 내년도 배지 구입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명숙 원주아파트 노인회장은 “일거리가 없었던 경로당 회원들이 할 일이 생기고 서로 소통할 수 있어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버섯을 다루는 일이 아직 서툴지만 손주처럼 애지중지 키운 버섯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파트 버섯 재배는 완주군이 오래된 아파트의 지하 유휴공간을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다 제안됐다. 처음에는 별다른 일거리가 없는 어르신과 주부를 대상으로 소일거리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주민 소통과 화합, 소득 창출 등의 효과를 내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군은 주민 참여와 소통으로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2015년부터 ‘살맛 나는 아파트 르네상스’를 내걸고 다양한 공동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 자율공모 방식의 이 사업은 초기 12개 공동체에 300여명이었던 참여자가 지난해 94개 공동체에 5,000여명으로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표고버섯 재배 아파트도 3곳으로 늘어났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고 정산하는 실질적인 공동체 사업을 통해 고독과 불통, 무관심의 아파트 문화를 어울림과 소통, 관심의 문화로 전환할 수 있었다”며 “지속 가능한 공동체 사업을 위해 주민 반응이 좋은 사업들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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