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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장시간 통화… ‘북한 비핵화 두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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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장시간 통화… ‘북한 비핵화 두고 신경전’

입력
2019.05.04 09:27
수정
2019.05.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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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단체사진을 촬영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1월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단체사진을 촬영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이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압박 공조 지속을 요구한 반면, 푸틴 대통령은 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해 12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한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아침 푸틴 대통령과 1시간여 대화를 했다”면서 “전체적으로 아주 긍정적인 대화였다”고 했다. 북한과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사태 등이 대화 주제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 대변인은 “통화의 상당 시간을 북한에 관해 얘기했고, 비핵화의 필요성과 약속을 되풀이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러시아가 나서서 북한 비핵화에 압박을 가하도록 돕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했다.

러시아 측도 곧바로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크림렌궁은 이날 보도문을 내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주요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북한의 성실한 의무 이행에 대해 대북 제재 압박 완화의 상응 행보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며 대북압박 공조를 요구한 반면, 푸틴 대통령은 반대로 북한 제재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응수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대북제재 완화 언급은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필요성과 이를 위한 6자회담의 효용성을 거론하는 한편, 김 위원장이 미국 측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와 이를 차단하려는 미국 사이의 신경전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두 정상은 북한 이외에도 새로운 핵무기 협정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핵 협정에 관해 얘기했다”면서 “우리와 러시아 사이에 아마 곧 뭔가를 시작하게 될 것 같다. 중국이 그 길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신전략무기감축 협정(뉴 스타트ㆍNew START)은 2021년 만료된다. 또 다른 군축 조약인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탈퇴를 선언한 상태다.

또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원 물자 지원과 평화적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 보고서가 공개된 ‘러시아 스캔들’도 대화 주제에 올랐다. 샌더스 대변인은 두 정상이 특검 수사에 대해서 "매우, 매우 간략히" 논의했다며 "근본적으로는 그것이 끝났고, 공모는 없었다는 맥락에서 논의됐다"고 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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