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 룰 확정 발표… 현역 하위 20%엔 20% 감점
현역 전원 경선ㆍ전략공천 최소화 ‘이해찬식 공천 혁신’
더불어민주당이 3일 내년 총선에 적용할 국회의원 공천룰을 확정 발표했다. 당 평가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의원에 20%의 패널티를 주고, 정치신인에 최대 20%의 가산점을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역에겐 엄격하고, 정치신인에겐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원칙이다. 현역의원이 전원 경선을 거치도록 한데다, 과거 공천심사 직전에야 룰이 정해져 현역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던 관행을 깬다는 의미가 있다.
민주당 총선공천제도기획단장인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공천ㆍ경선방안을 공개했다.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할 경우 기존 10% 감점의 두배인 20% 패널티를 부여하고, 정치신인은 10%에서 최대 20%의 가산점을 얻는다. 여성ㆍ청년ㆍ장애인은 최대 25%까지 가산점을 받는다. 전략공천은 최소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공천룰은 이달 중 전당원 투표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민주당 현역 의원은 128명으로 이들이 모두 내년 총선에 도전할 경우 하위 20% 패널티를 받는 의원은 25명에 달한다. 민주당은 지난 1월 현역 의원에 대한 1차 중간평가를 마쳤고, 총선 100일 전 이뤄지는 최종 평가를 종합해 하위 20%를 추려낼 계획이다.
결국 현역의원 공천 배제(컷오프), 중진의원 물갈이 등의 인위적 물갈이는 하지 않되, 정치신인을 주요지역에 투입해 자연스러운 개혁공천을 이루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새 공천룰을 적용하면 현역의원들이 아무리 대의원을 장악하고 있더라도, 예외없이 정치신인과 치열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당 고위 관계자는 “하위 20%에 속하는 의원은 사실상 ‘우리당 의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낙제점을 받은 것”이라며 “하위권 의원의 지역구에 정치신인이 도전할 경우 산술적으로 40%의 프리미엄을 얻고 경쟁하는 구조”라고 했다.
공천룰을 통한 공천혁신으로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던 중진들의 반발도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일률적인 퇴진 분위기에 유탄을 맞는 게 아니라 의원별 실력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대표가 중진 물갈이를 위해 비문 중진의원, 60대 이상 고령 의원 등의 공천을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한 중진 의원은 “몇 년동안 지역에서 활동한 현역의원도 프리미엄을 가지고 경쟁선에 서는 것”이라며 “공천룰이 총선 1년전 확정된 만큼 경선에서 패배한다면 그게 실력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현역 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에게 30%의 패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총선 출마에 따른 행정공백, 예산낭비, 지역 민심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윤 사무총장은 “선출직 공직자는 가급적 출마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민주당은 당헌에 규정된 ‘여성 30% 공천할당’에 관한 구체적인 해법은 내놓지 않았다. 음주운전은 선거일전 15년 이내 3회 이상, 최근 10년내 2회 이상 적발됐다면 부적격 처리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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