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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앤라이프] 열혈 워킹맘이 된 98년 미스코리아 ‘미’ 이정민, “가정도, 일도 모두 놓치지 않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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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앤라이프] 열혈 워킹맘이 된 98년 미스코리아 ‘미’ 이정민, “가정도, 일도 모두 놓치지 않을 거에요”

입력
2019.05.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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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워킹맘으로 변신한 1998년 미스코리아 ‘미’ 이정민 씨가 활짝 웃고 있다. 추진혁 기자 chu@hankookilbo.com
열혈 워킹맘으로 변신한 1998년 미스코리아 ‘미’ 이정민 씨가 활짝 웃고 있다. 추진혁 기자 chu@hankookilbo.com

무대를 내려와서도 무대에서의 삶이 이어지곤 한다. 런웨이를 누비던 워킹이 자신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전국의 마켓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은 워킹맘들의 손을 잡기 위한 도약이다. 또 너무 이르거나 늦은 시간 조심스레 뽀얀 눈밭을 밟는 건 또 다시 누군가를 꽃피우기 위한, 그야말로 사랑이다. ‘아이들의 행복이 미래’란 캐치프레이즈로 4~6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에서 열리는 자선 바자회를 앞두고 눈코뜰 새없이 바쁜 사단법인 미스코리아 녹원회(이하 녹원회) 이정민(1998년 ‘미’) 부회장과 함께 했다.

HI : 오랜 모델 생활덕분인지, 후배들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체형을 유지하시는 것 같아요.

이정민(이하 이) : 98년 대회 이후로 15년 동안 모델 생활을 했었어요. 이상봉 선생님 쇼부터 구찌루이비통 등 웬만한 유명 브랜드의 무대는 거의 서 본 것 같네요. 사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서도 매년 패션위크 시즌이 되면 마음이 아득하고 설레요. 하지만 지금은 녹원회 부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더욱 큰 비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HI : 평소 자기관리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이 : 바로 집 앞에 ‘바우길’이라는 솔밭길이 있어요. 바우(Bau)는 아픈 사람을 손으로 한 번만 어루만져줘도 병을 낫게 해주는 바빌로니아 신화에 등장하는 건강의 여신이에요. 저도 주변 사람들도 바우처럼 모두가 건강하고 건강하길 기도하며, 아침마다 생명력 넘치는 파도 소리와 피톤치드 가득한 솔밭길을 걷는 게 저만의 건강관리 노하우랍니다.

HI : 자타공인 ‘강릉댁’으로 지역 자랑 좀 해주세요.

이 : 강릉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이후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어요. 남편과 함께 성화 봉송을 했었지만, 그것 때문에 강릉 자랑을 하는 건 아니고요.(웃음). 설악산 태백산 등 한국의 대표적인 산들과 동해가 있는데, 계절마다 모습이 다 달라요. 또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겨울 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는 환경도 잘 조성됐답니다. 또 DMZ와 민통선 그리고 전망대까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관광자원도 가지고 있어, 이제는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HI : 가끔 서울 생활이 그립진 않으세요.

이 : 2009년에 남편을 만나 1년 연애후 바로 이곳에서 신혼 살림을 시작했어요. 15년간 화려한 무대 위에서의 생활에 지쳐있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강릉에 오고 싶었는데, 살수록 이곳이 더 좋아지네요. 그리고 이제는 저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모두 자연과 겨울스포츠를 사랑하고,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곳이기 때문에 쭉 강릉에서 지낼 것 같아요.

이정민(오른쪽) 씨가 경기를 앞둔 스키선수 딸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녹원회 제공
이정민(오른쪽) 씨가 경기를 앞둔 스키선수 딸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녹원회 제공

HI : 결혼 당시 스타와 스포츠가족의 결합으로 이슈였던게 생각나네요.

이 : 말 그대로 알파인 스키 가족이에요. 아주버님이 이기홍 전 국가대표 감독이시고, 남편은 전 국가대표 스키 선수와 코치를 역임했던 이기현 코치입니다. 또 현재 BSC 알파인 스키팀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아이들은 연년생 남매인데, 열 살 된 딸 안빈이가 여덟 살 때부터 아빠와 같은 종목을 시작해 2년 연속 전국종별스키선수권 전국학생종별슈퍼대회전 회장배전국스키대회 등에서 금메달을 석권했어요.

HI : 운동선수 자녀 뒷바라지가 보통 힘든 게 아니죠.

이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한 아이가 운동선수로 무사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족들뿐만이 아닌 여러 주위 분들의 응원이 필요해요. 일단 부모가 그 종목을 박사보다 더 잘 알아야 하는 건 기본인데다, 지치지 않는 마음으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줘야만 해요. 그런데 아이가 부담을 갖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선수로서 어느 위치까지 가느냐보다 중요한 걸 이미 해내고 있으니까요. 이미 자신의 꿈을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용기 있게 도전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워요.

HI : 그런데 ‘워킹맘’으로도 활동 영역이 굉장히 넓으세요.

이 : 지금은 강릉이 커피의 도시로 불리지만, 10여년전만 하더라도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2010년 각기 다른 두 브랜드의 커피전문점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또 지난 4년간 ‘바우맘(Bou Mom)’이라는 프리미엄 건어물 사업으로 전국의 마켓을 직접 돌며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뒤, 이번에는 좀 더 확장된 범위로 ‘먹다푸드(MUKDA FOOD)’라는 강릉 지역 특산물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보통 지역 특산물을 즐기려면 꼭 특정 시기에 특정 장소를 찾아야만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계절과 장소에 상관없이 강릉의 푸른 바다 해산물을 즐길 수 있도록 싱싱함과 정성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HI : 여러 마켓에 참여했으므로, 셀러들의 마음을 잘 아시겠어요.

이 : 4년간 셀러, 즉 보부상을 하면서 전국 곳곳을 누볐어요. 셀러들이 굉장히 수고가 많아요. 이동 전시 판매 등 전 과정에 걸쳐 손길과 발품을 팔아야 하는 건 기본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마켓에 참여하다보면 온라인에서 인기가 좋은 제품과 오프라인 현장에서 관심을 끄는 제품이 따로 있고요. 제품에 대한 셀링 포인트를 잡는 건 각각의 몫이겠지만, 마켓을 여는 주최 측과 함께 일하는 셀러들의 호흡도 굉장히 중요해요. 유통이 쉽지가 않은데, 셀러들을 더욱 존중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요. 현장에서 직접 느꼈던 고충을 하나하나 보완해나가고 싶단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녹원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민 씨가 자선 바자회를 기획중이다. 녹원회 제공
녹원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민 씨가 자선 바자회를 기획중이다. 녹원회 제공

HI : 이번 바자회도 모든 업무를 직접 챙기셨죠.

이 : 저희 단체는 기본적으로 기획재정부 등록 지정기부단체입니다. 그래서 미스코리아 바자회 즉미코마켓은 기존의 상업적인 마켓이 아닌 매번 바자회를 할 때마다 굿피플 등 NGO단체에 기부를 하는 사회환원 활동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행복이 미래다’란 문구는 미스코리아 바자회의 오랜 캐치프레이즈인데요. 저희 바자회를 통해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사회배려층 아이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한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동시에 선사해 드리고 있습니다. 또 각 미스코리아들이 가진 인플루언서 영향력으로 함께 참여하는 업체 모두가 부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SNS 홍보를 돕고, 판매에도 힘을 실어드리고 있습니다.

HI : 앞으로 어떤 엄마, 어떤 사업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이 : 우리 딸 안빈이와 아들 강석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엄마로 곁을 지켜주는게 제 꿈이에요. 그런데 늘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에도 일 생각을 함께 해야 하니, 항상 미안한 마음이 커요. 제가 오롯이 친정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라왔던 것처럼 저도 아이들에게 그런 평범한 엄마가 되어주는 것. 어쩌면 그게 가장 힘든 일인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엄마가 한 여자로서도 열심히 일을 하고, 미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도 멋지게 생각해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멈추지 않으려고요. 무슨 일을 하든 스포츠인의 정신으로 나 혼자보다는 잘사는 것보다 다 같이 잘 사는 방향으로 나가고 싶습니다.

김수현(2006년 ‘미’ 미스한국일보) 녹원회 이사 crescent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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