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주요 금융지주사의 1분기 실적이 엇갈렸다.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JB금융과 인수ㆍ합병(M&A)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 DGB금융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BNK금융은일회성 요인에 발목이 잡혀 마이너스 성장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ㆍ경북을 주요 거점으로 하고 있는 DG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전년동기 대비 17.5% 증가한 1,129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DGB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당기순이익이 878억원으로 8.0% 감소했으나, 지난해 말 인수한 하이투자증권(당기순이익 167억원)을 포함한 비은행 계열사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JB금융지주도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97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881억원) 대비 10.6%증가했다. 핵심 자회사인 전북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260억원, 광주은행도 0.4% 증가한 4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주효했다. JB금융은 “대출잔액이나 순이자이익(NIM)이 크게 늘어났다기보다경기불확실성에대비해담보력이 큰 안전 대출에 힘을 쏟는 등 리스크 관리와 위험가중자산(미수금ㆍ가지급금 등) 관리를 강화해 대손 비용을 크게 줄인 덕분”이라고 말했다.또광주은행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약 43%)을 주식교환을 통해 지난해 말 JB금융이 모두 확보함으로써 광주은행을 100% 자회사로 편입한 점도 두 자릿수 성장에 기여했다.
반면부산ㆍ경남에 기반을 둔BNK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87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1분기(2,148억원)대비 272억원(13.0%) 감소했다.주요 계열사인 부산은행(1,131억원)과 경남은행(625억원)의 당기순이익도 각각 16.3%, 6.0% 감소했다.
BNK금융은“올해 1분기 대출채권 매각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300억원가량 적었는데,이런 일회성요인을제외한 경상 이익은 양호한 편”이라며 “1분기 경영 목표(1,400억원)를 초과 달성한 만큼 연간 당기순이익 목표(6,000억원)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의 핵심 산업인 조선업 해운업 등의 장기 침체와 그에 따른 지역 경기 악화가 BNK금융의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도권보다는 지방의 경기 침체가 더 심각한 만큼 지방 금융지주ㆍ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 경영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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