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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공직 외길’ 백순기 전 전주시 국장 자서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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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공직 외길’ 백순기 전 전주시 국장 자서전 출간

입력
2019.05.02 16:18
수정
2019.05.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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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기 전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이 40년간 공직생활과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를 엮어낸 자서전 ‘백순기의 믿는 구석’을 출간했다.
백순기 전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이 40년간 공직생활과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를 엮어낸 자서전 ‘백순기의 믿는 구석’을 출간했다.

전북 정읍시청 새마을과를 시작으로 김제시 경제개발국장, 전주시 완산구청장, 전주시 최초의 지방부이사관(3급)까지 40년간 각계 공직을 두루 거친 백순기 전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이 그동안 치열했던 공직생활과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를 엮어낸 ‘백순기의 믿는 구석’(더이룸)을 최근 출간했다.

책은 백 전 국장의 자서전으로 고등학교 3학년 때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사연부터 40년 동안 겪었던 다양한 공직 경험과 가정의 소중함을 담았다. 제1부 ‘가난했던 어린시절’을 시작으로 제9부 ‘백순기의 세상읽기’까지 저자의 삶을 배경으로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또 공직생활 중 공공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갔던 에피소드와 공무원이 가져야 할 자세 등 후배 공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실었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2014년 전주 시내 저소득층 임대아파트 부도 문제가 어떻게 해결됐는지 수습과정의 숨은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재임 중 8개월째 이어진 최장기 전주시내버스 파업, 항공대대 이전사업, 청소 노동자 파업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뛰었던 그의 종횡무진 모습과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순간도 엿볼 수 있다.

백 전 국장은 “대형사업을 추진하면 난관이 많지만 목적이 옳다고 해서 부적절한 수단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며 “공직자는 때론 아픈 결정을 내릴 때도 있다. ‘세월이 지나가면 어떻게든 해결되겠지’라는 무사안일에 젖을 때도 없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악역을 자처했다. 집단 민원일수록 신중하고 공평무사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신분상 불이익을 받은 일화도 나온다. 그가 2007년 4월 전북도 감사관실 기술감사팀장 때 일이다.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비상근무명령이 내려질 시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미리 약속됐던 골프를 치러 나갔다가 적발돼 대기발령을 받았다. 그의 40년 공직생활 중 유일한 오점이었다. 그는 당시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공직자의 소명과 자세를 다시 한 번 일깨운다.

공직자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악성 민원인에 대한 대처법도 기술했다. 그는 2005년 4월 전주시 주택행정과장 근무 당시 아파트 관련 악성민원 때문에 고발까지 당했던 과정을 설명하며 고질적이고 악질적인 민원에 소신껏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 제작을 제안했다. 그는 “시민이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지만 다수가 피해보는 악성민원에 대해서는 행정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 부안 출신인 백 전 국장은 전주공고 3학년 재학 중인 1979년 11월 정읍시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후 전북도에서 20여년 근무했으며 전주시 건설교통국장, 생태도시국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승진의 길을 터주기 위해 지난 2월 명예퇴직 했다.

백 전 국장은 “이 책은 40여 년의 공직생활과 그 과정에서 겪은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나의 고백서”라며 “기나긴 공직생활의 마침표를 찍으며 열정과 노력을 많이 한 선배공무원으로 남고, 길거리에서 만나면 누구라도 외면하지 않고 악수를 청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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