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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제역보다 무서운 돼지열병 차단, 철저한 검역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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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제역보다 무서운 돼지열병 차단, 철저한 검역에 달렸다

입력
2019.05.02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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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세종시 세종호수공원 제2주차장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가상방역훈련'에서 사체처리반이 ASF 발생 농장의 돼지 모형들을 질소 가스로 살처분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세종시 세종호수공원 제2주차장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가상방역훈련'에서 사체처리반이 ASF 발생 농장의 돼지 모형들을 질소 가스로 살처분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된 데 이어 올해 몽골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주변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중국에서만 전체 사육 돼지의 3분의 1인 1억5,000만마리가 ASF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 당국이 최근 가축 이동 차단 조치를 내리면서 북한에서도 발병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로서는 마음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이다.

ASF에 감염된 돼지의 치사율은 100%에 달하고,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다. 일단 발병하면 살처분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특히 ASF 바이러스 생존력은 실온에서 18개월, 냉장 상태로는 6년이나 존속해 ASF가 발병한 농장에서 재발 가능성이 구제역보다 훨씬 높다. 2011년 국내에서 돼지 330만마리를 살처분했던 구제역 치사율이 5~50%인 것을 고려하면 ASF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 그 피해가 얼마나 될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ASF의 주요 감염 경로는 돼지 먹이로 사용되는 음식물 쓰레기(잔반)와 야생 멧돼지, ASF 오염 수입 축산물이다. 우리나라에도 잔반을 돼지 먹이로 사용하는 농장이 여전히 존재하고, 북한에서도 발병했다면 접경지역 멧돼지도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는 감염지역을 다녀온 국내외 여행객이다. ASF 바이러스는 냉장 돈육에서 최소 15주, 훈제 햄ㆍ소시지 등에서는 최장 6개월간 감염성이 유지된다. 최근 입국한 중국인이 소지한 피자의 돼지고기 토핑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지금까지 15차례나 검출돼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국은 ASF 발생국에서 온 선박ㆍ항공기에 탐지견을 투입하고, 수하물 엑스레이 검사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불법 축산물 반입에 따른 과태료도 현행 100만원에서 6월부터 최대 1,000만원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방역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ASF 차단에 성공하려면 당국의 검역 강화와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가 필수적이다. 오염지역 방문자들은 축산물을 반입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귀국 후에는 적절한 소독 조치와 함께 농장 방문 자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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