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합성기 연구 돕게 될 것”
UNIST(울산과학기술원ㆍ총장 정무영)는 오는 8월 학위를 받는 윤희인(27) 전기및전자공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세계적인 무선통신회사인 퀄컴에 이달 말 입사한다고 1일 밝혔다.
퀄컴은 지난해 2월 윤씨의 입사를 확정, 학위 취득을 기다려왔다. 지도교수인 최재혁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퀄컴에서 박사 학위도 받기 전 채용을 확정한 사례는 드물다”며 “UNIST에서 쌓은 실력과 지난해 퀄컴에서 인턴으로 보여준 모습을 보고, 우수 인재를 선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씨는 2011년 3월 UNIST 학부 과정에 입학해 2012년 5월부터 최 교수의 연구실에서 반도체 회로 설계 연구를 해왔다. 8년차 반도체 회로 설계 디자이너로 통신 칩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데 필요한 회로인 ‘주파수 합성기(Frequency Synthesizer)’를 연구해왔다. 주파수 합성기는 스마트폰 같은 통신 단말기가 신호를 주고받는 데 사용하는 주파수를 생성하고 해석하는 반도체 회로다.
윤씨는 “5G 통신 환경에서는 새로운 주파수 합성기가 필요해진다”며 “퀄컴에서는 더 효과적인 5G 통신을 위한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중인데, 입사하면 주파수 합성기 분야에서 연구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 입사 확정은 2017년 8월부터 시작한 인턴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전에도 윤씨는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박사펠로우십(GPF, 2016년)’ 선정,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서 ‘학생연구 발표상(Student-Research Preview Award, 2018년)’ 수상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2017년 퀄컴 인턴십에 합격했고, 7개월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퀄컴은 인턴십 과정에서 실력을 충분히 확인하고 면접까지 생략한 특별채용을 제안했다. 윤씨는 “퀄컴에서는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한 통신 칩 프로젝트에 참여해 많이 배우고 즐겁게 연구했다”며 “대부분 남성 엔지니어였지만 총괄 매니저가 중국계 여성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고 그분처럼 실력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앞서 올해 초 IEEE 반도체 회로 분야(SSCS) ‘박사과정 업적상’도 받았다. 이 상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 회로를 전공하는 박사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국제논문, 학업성적, 연구성과, 추천서 등을 평가해 20여 명에게 시상한다.
윤씨는 “젊고 열정적인 대학 UNIST에서 최재혁 교수님을 만나 반도체 회로를 전공한 게 행운”이라며 “이 분야가 정말 재밌다는 걸 알려주신 최 교수님과 막힐 때마다 기꺼이 함께 고민해준 동료들 덕분에 꿈에 더욱 다가섰다”고 모교사랑을 전했다.
한편 퀄컴은 1985년 설립된 미국의 무선통신 연구개발 기업으로 CDMA 등 2G 관련 주요 기술은 물론 3G 통신의 핵심 기술 특허 대부분을 보유, 모바일 AP의 1인자로 삼성전자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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