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페인트 공장 화재 때 인화성 저장 탱크 사수
30일 경기 군포시 당정동 페인트 공장 화재 때 소방관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 대형 참사를 막았다.
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5분쯤 경기 군포시 당정동 강남제비스코 합성수지 제조공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공장 전체로 삽시간에 번져 나갔다. 불길은 이어 공장 내부 하얀색 대형 저장 탱크 주변으로 향했다. 이 탱크는 폭발 위험성이 있는 톨루엔과 자일렌 등 인화성 액체 40톤가량이 저장된 곳이었다. 불길을 끊지 못하면 자칫 대형 폭발과 함께 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위험상황을 안 소방대원들은 본능적으로 탱크 앞으로 모여들었다. 탱크를 둘러 싼 대원들은 각각 소방호스를 손에 들고 소화액을 뿌리며 실시간으로 번져오는 불길을 막았다.
대원들은 단 하나의 불티가 옮겨 붙는 것을 막기 위해 탱크 위까지 올라가 배수진을 쳤다. 그야말로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었다. 당시 탱크 앞으로는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어 폭발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대원들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의 필사적인 노력 덕분에 탱크 주변 불길은 서서히 꺼져 갔다. 이 사이 소방당국도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를 발령, 군포 의왕 등 인근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까지 투입시켜 총력 진압을 펼쳤다.
다행스럽게도 불은 발생 3시간 여 만인 1일 자정 11분쯤 잡혔다.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불로 공장 5동 600㎡가 전소됐고, 6동 600㎡는 반소, 7동 150㎡는 일부 탄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이 시각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소방 장비와 인력은 유지하면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당시 저장된 인화 물질로 불이 옮겨 붙었다면 폭발로 인해 공장 인근까지 불길이 번지는 등 대형 재난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소방대원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위험물 탱크 앞에서 불길이 넘어 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았던 게 화재 진압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