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로 자기 옷을 입은 키움 박병호(33)가 괴력을 발휘했다.
박병호는 30일 인천 SK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솔로 홈런 포함 6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4회초 홈런, 6회초 1루타, 7회초 2루타를 쳐 3루타만 추가하면 사이클링 히트까지 작성할 수 있었지만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우전 안타로 단타를 추가했다. 박병호의 불방망이와 함께 타오른 키움은 막강 화력을 뽐내며 15-5 완승을 거뒀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2번, 시즌 초반 3번 타자로 출격했던 박병호는 4번으로 복귀한 뒤 익숙한 자리에서 연일 폭발했다. 25일 고척 두산전에 4번 타자로 나가 홈런포를 쳤고, 이후 27~28일 KIA전에 이은 이날 홈런으로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최근 5경기에서 터진 홈런만 4개다. 특유의 몰아치기로 시즌 7호 대포를 신고해 홈런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시즌 3번 자리에서 타율 0.288(66타수 19안타)에 그쳤던 박병호는 4번 타순에서 이날까지 타율 0.467(30타수 14안타)로 물 오른 타격 감을 뽐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박병호가 4번 타순으로 돌아온 후 시위하듯 잘 치고 있다”며 “좋은 신호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감독으로서는 긍정적”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장 감독은 이어 “그간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박병호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본인 자리에서 잘 맞고 있으니 앞으로 무섭게 터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장 감독의 바람대로 박병호는 공포의 4번 타자로 돌아왔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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