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분쟁 중인 양국 사이의 그 어떤 벽이라도 허물 수 있다고 믿는다. 기술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반세기 넘게 계속된 분쟁으로 가로막혔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젊은이들 간 교류가 정보기술(IT)을 매개로 이어지고 있다. 3D 모델 제작, 웹사이트 개발 등 IT분야 창업에 필요한 기술을 나누며 맺은 인연으로 동반 창업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영국 BBC는 30일(현지시간) 세계에서 IT분야 스타트업 창업이 가장 활발한 이스라엘의 기술력과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년들 간에 기술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양국 청년들이 공동 설립한 사회적기업 ‘테크투피스’(Tech2Peace)를 소개했다. 테크투피스는 양국 젊은이들이 프로그래밍, 모바일 앱 개발, 그래픽 디자인 등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양국 분쟁의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테크투피스 설립자인 이스라엘인 토머 코헨은 “어린 시절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평화 증진 캠프에 참가해 팔레스타인 측 또래들과 가까워졌지만 본국으로 돌아간 뒤엔 친분을 유지할 수 없는 현실에 아쉬움을 느꼈다”면서 “동업자 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들을 양국 젊은이들에게 교육하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테크투피스의 교류 프로그램 참가들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분쟁 해결의 첫 걸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팔레스타인 기업인 아드난 자버는 “테크투피스가 유대인 친구를 사귀는 관문이었다”고 말했고, 또 다른 팔레스타인 참가자 압달라 사크란은 “정치와 기술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동료들과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이스라엘계 미국인 기업가 야딘 카우프만이 2014년 시작한 ‘팔레스타인 인턴십 프로그램’(PIP)은 팔레스타인 청년들에게 이스라엘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카우프만은 “PIP에 참가한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검문소 이외의 장소에서 이스라엘인을 처음 마주쳤을 것”이라며 양국 젊은이 간 대면 접촉이 몹시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카우프만은 현재 이스라엘과 미국 등지에서 팔레스타인 기업에 투자 자금을 제공하는 ‘팔레스타인 파트너십 펀드’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의회도 이 프로그램에 투자금 제공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기업 간 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소프트웨어 기업 엑설트 테크놀로지스는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노키아의 5G 개발팀을 위한 클라우드 관련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홍윤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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