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 총선이 치러졌지만 태국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재검표 과정에서 당락이 당초 예상과 달리 큰 차이로 뒤집히고, 재검표에서 또다시 번복되는 등 선거 관리에 총체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방콕포스트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선관위는 지난 28일 나콘 파톰주의 제1선거구에 대한 재검표를 실시했다. 애초 퓨처포워드당의 사위까 림파수와나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147표 뒤졌던 곳이지만, 재검 이후 사위까 후보가 62표 차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자당의 신톱 깨우피칫 후보가 4표 차이로 이긴다고 주장하자, 결과는 또 뒤집혔다. 민주당이 선거구내 전체 투표소 개표 결과를 종합한 결과 자당 후보가 승리했다고 주장하자 선관위가 하루 만에 “민주당 주장이 맞다”고 인정한 것. 여기에 선관위는 “첫 재검표 결과는 '비공식적'이었다”는 변명까지 덧붙이면서 선관위에 대한 신뢰 추락을 부추겼다.
선관위에 대한 태국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 수준이다. 한 달이 넘도록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선거 관리능력 부족으로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퓨처포워드당은 성명을 내고 “이런 식이면 어떤 개표 결과가 맞다고 말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해당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를 요구했다. 사위까 후보도 페이스북에 “문제는 자꾸만 의심이 드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거나 지는 것도 투명성과 공정성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쏘아 붙였다. 심지어 민주당 부총재 사팃 삐뚜따차조차도 “유권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더는 실수가 없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전체 선거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정치비평가 시로테 끌람빠이분은 페이스북에 “반복되는 실수로 선거 전체의 신뢰성이 무너질 위험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 사건은 선관위에 최후의 결정타가 될 수 있다”면서 전체 선거결과를 인터넷에 올려 공개적 검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활동가인 누타 마하타나는 더 네이션에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선거구에서도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났을지 궁금해하고 있다”며 “선관위는 모든 선거구의 미가공 데이터를 대중에 제공해야 한다”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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