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둔 대학들이 이번 학기에 총 강좌 수를 줄이고 다수 학생이 수강하는 대형 강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법에 대비해 강사 수를 대폭 줄인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사단체는 한 학기 만에 강사 수가 1만5,000명가량 줄었다는 추정치까지 제시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30일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 196개교에 대한 ‘2019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이들 대학에 개설된 총 강좌 수는 30만5,353개로, 지난해 1학기(31만2,008개)보다 2.1%(6,655개) 감소했다. 특히 사립대 강좌 수가 지난해 같은 학기 대비 2.7%나 줄며 국공립대(0.2%)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수강생이 20명 이하인 소규모 강좌 비율도 지난해 전체 강좌 대비 38%(11만8,657개)에서 35.9%(10만9,571개)로 줄었다.
대신 수강생이 50명을 초과하는 대규모 강좌는 4만2,557개(13.9%)로 지난해(3만9,669개ㆍ12.7%)보다 늘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형 강의가 전체 강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는 한국항공대(34.7%)였다. 다음은 고려대(32.3%) 서강대(31.0%) 성균관대(30.2%)로, 주요 수도권 사립대들의 대형 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중앙대(26.1%)와 이화여대(23.8%)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지표는 오는 8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이 선제적으로 강사 수를 대거 줄인 탓이라는 게 대학 안팎의 분석이다. 이번 학기 강사가 맡은 강좌 비율도 줄어들었다. 분석 대상인 196개 대학에서 지난해 1학기 강사가 맡은 학점 수는 16만9,848학점이었지만 올해 1학기에는 13만8,855학점으로 줄었다. 전체 학점 대비 강사가 담당한 학점 비율도 지난해 1학기 22.8%에서 올해 1학기에는 19.1%로 3.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전임교원이 강의를 맡은 비율은 올해 1학기 66.6%로 지난해 1학기(65.6%)보다 1%포인트 늘었다.
‘강사제도 개선과 대학연구교육 공공성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강사공대위)’의 김진균 대변인은 “줄어든 학점을 환산해보면 4년제 대학 강사만 7,000~8,000명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며 “전문대도 비슷한 규모로 줄어 지난 학기 대비 전체 1만5,000명 정도의 강사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확한 강사 수는 오는 8월 교육기본통계 결과가 나와야 확인이 가능하다.
한편 올해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은 연간 약 670만원으로 지난해(671만원)와 비슷하게 집계됐다. 196곳 중 191곳이 등록금을 동결(174곳) 또는 인하(17곳)한 결과다. 4년제 대학 중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은 3년째 연세대가 차지했다. 연세대의 올해 연간 등록금 평균은 915만원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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