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함대 “인도-태평양 안보 환경이 최우수 전함 배치 요구”
中 견제ㆍ北 압박 포석인 듯… 상시 배치인지는 아직 불확실
미 해군이 최신형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호(LHA-6)와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호(LPD 18)를 일본 미군기지에 전진 배치한다. 기존 전력보다 신형이어서 일시적으로 동북아시아 미군 해상 전력이 강해지는 효과가 있다.
29일 미 해군 7함대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메리카호와 뉴올리언스호는 일본 사세보항에 배치됐던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테덤(DDG 63)호와 강습상륙함 와스프(LHD 1)호 전력을 대체한다. 스테덤호는 개량을 위해 미 샌디에고를 모항으로 삼게 됐고, 와스프호는 노포크항을 모항으로 변경해 예정됐던 유지 보수 작업을 받게 된다.
미 해군 7함대 측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은 가장 우수한 미 해군 전함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해상 및 합동 병력의 가장 신속한 대응을 가능케 하고, 미 전함들이 가장 적절한 시점에 막대한 타격력과 운용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방위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및 안정성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지키는 의미가 있다고 첨언했다.
2014년 말 취역한 아메리카호는 대형 갑판 다목적 강습상륙함 중 아메리카급 1번함으로 중형급 항공모함에 해당한다. 만재배수량(안전 항해를 위해 허용되는 최대의 적재량을 실은 상태) 4만5,700톤, 전장 257.3m, 전폭 32.3m 규모로 승조원은 총 1,059명이다. 1,687명의 상륙 병력을 수용하고 해병작전 헬기와 해병대가 사용하는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36대 이상 함재기를 운용할 수 있다. 사세보항에 배치되면 야마구치현에 있는 미 해병대 이와쿠니 기지 소속 F-35B 전투기와 MV-22 등 수직 이착륙 기종을 탑재,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와 일체화해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호는 2016년 3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전개된 대규모 한미연합 상륙훈련에 참가했다.
미 해군의 이번 조치는 중국 견제 및 북한 압박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대양 해군’ 기치를 내걸고 항공모함 건조 등 해군력 증강에 열을 올리는 중국을 견제하는 한편, 북한을 상대로 강화된 강습 전력을 보강해 압박 수위를 올렸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새 일왕이 취임하는 시기에 기존 핵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에 이어 중형 항모 아메리카호까지 주일미군에 배치되면서 양국 군사관계가 신(新)밀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한 군 소식통은 “미군 측이 아메리카호의 일본 상시 배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여서 일시적인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인지 다른 전략적 의도가 있는지 알려면 모항 변경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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