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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테오도라키스의 레닌평화상(5.1)

입력
2019.05.01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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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1983년 오늘 레닌평화상을 받았다.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1983년 오늘 레닌평화상을 받았다.

만 94세의 그리스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1925.7.29~)가 지난 3월 심장박동기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는 불과 한 달 전, 수도 아테네의 한 대중 집회에 그리스 국기를 들고 참석했고, 1월에는 마케도니아의 국호 문제에 압력을 행사하며 프레스파(Prespes) 협정으로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으로 국명을 바꾸게 한 그리스 정부를 성토하는 대중 집회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인류 정의를 위한 계기마다 최선의 열정으로 투신했던 음악 거장의 안녕에 그리스 시민들과 세계인이 마음을 졸였고, 그는 수술 사흘 뒤 퇴원했다.

테오도라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1964),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 ‘Z’(69), ‘죽어도 좋아’란 제목으로 국내에 알려진 73년 영화 ‘세르피코(Serpico)’의 음악으로 세계인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60년대 그리스 군부 독재에 저항한 민주 투사이자, 민속 악기 ‘부주키’의 애잔한 선율이 돋보이는 레지스탕스 청년들의 이별노래 ‘기차는 8시에 떠나네’의 음악가로 이미 유명했다.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란 평을 듣는 ‘마테우젠 삼부작(Mauthausen Trilogy)’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63년 암살당한 평화주의 정치인 그레고리오스 람브라스키의 정신을 계승한 람브라스키 청년운동의 초대 회장이었다. 군사정권은 그의 모든 노래와 음악을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이념이 담긴 불온음악으로 낙인찍어 연주와 재생을 금지했고, 테오도라키스는 여러 차례 투옥되고 추방당했다.

그는 1983년 5월 1일 레닌평화상을 받았다. 레닌평화상은 서방의 노벨평화상에 맞서 소련의 스탈린이 1949년 12월 제정한 상으로, 흐루쇼프 집권 이후인 57년부터 레닌평화상으로 이름을 바꿔 91년 폐지될 때까지 한 해 3, 4명씩 비소비에트인 가운데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시상해 왔다.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W.E.B 두보이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아르헨티나의 살바도르 아옌데, 화가 피카소,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등이 수상자였고, 팔레스타인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도 83년의 공동 수상자 중 한 명이었다. 사회당 파판드레우 정부의 부패에 환멸을 느껴 80년대 말 중도 우파 진영에 잠깐 몸담은 적이 있지만, 그는 내내 좌파였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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