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예정된 본청 445호는 시간대별 근무조, 점거 이어가
‘동물국회’를 연상시켰던 여야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극한 대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주말,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에 나선 데 이어 비상대기 근무조를 가동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장인상을 마치고 돌아온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재인 정권) 독재의 도끼날을 피 흘리며 삼키겠다”며 투쟁 의지를 불태웠고,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망치로 문을 부수고 빠루(노루발못뽑이)로 때려 부숴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사 항전을 다짐했다.
한국당은 주말 내내 시간대별 비상대기 근무조를 편성, 국회 본청 445호 행정안전위 회의실 점거를 이어갔다. 445호실은 패스트트랙 대상인 선거법 개정안 상정을 위한 정치개혁특위 회의가 예정된 곳이다.
나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445호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 농성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는 더불어민주당 주장에 대해 “불법적인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저항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법안 심사 기간을 (최장 330일) 못 박아버리는 제도로 야당의 법안심사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속칭 ‘빠루’(노루발못뽑이), 망치로 회의실 문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는 여론전도 이어갔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해머(망치)를 불법 반입한 것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증거를 확보했다”며 “해머가 국회사무처 비품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를 열고 청와대 인근 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당 추산 5만여명이 운집했다.
레드카펫을 밟으며 무대에 등장한 황 대표는 “불법 사보임, 국회의장의 병상 결재, 법안 이메일 제출과 같은 야만 행위를 통해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지 않도록 (한국당이) 정의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여권은) 시장경제를 지키라는 우리를 극우라고 하는데 우리가 극우라면 지금 정부가 하는 짓은 극극극극좌”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좌파세력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하고 있다”며 “패스트트랙을 위해 불법과 편법을 일삼는 그들을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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