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진피층까지 침투 어려워
먹으면 대부분 위산ㆍ효소에 파괴
피부 노화를 막는다는 콜라겐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노화된 관절을 보호해주는 ‘젊음의 샘’”이라는 우호적인 평가에서 “콜라겐 보충제가 효과 있다는 연구는 소규모로 진행된 데다 콜라겐 제품 회사가 후원한 것이라 ‘먹거리 사기(edible hoax)’”(다이앤 버슨 뉴욕 웨일 코넬의대 피부과 교수)라는 부정적인 평가까지 다양하다.
콜라겐은 피부 진피층을 구성하는 그물 무늬의 섬유 단백질이다. 피부세포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촘촘하게 이어줘 피부 탄력을 유지해주는 ‘몸의 접착제’다. 28종(1, 2, 3, 5형이 90% 차지)이 발견됐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30~35%를 차지하며 피부·관절·뼈·머리카락 등에 주로 분포한다.
피부 속 콜라겐은 30대 중반부터 매년 1%씩 감소한다. 폐경기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콜라겐이 몸 속에서 급격히 줄어든다. 폐경 5년 내 몸 속 콜라겐의 30%가 사라져 피부와 뼈 건강에도 좋지 않다.
중국 여성들은 수백 년 전부터 콜라겐을 ‘젊음의 샘’으로 여겨 당나귀 피부 같은 음식으로 보충했다. 미국에서도 1980년대 통통한 입술을 만들고, 주름살을 펴기 위해 필러 형태로 쓰이기 시작했다. 씹거나 바닐라 맛을 내는 먹는 콜라겐도 나왔다. 이로 인해 미국 콜라겐 시장이 지난해 1억2,200만 달러(1,415억원) 규모로 커져 전년보다 30% 이상 성장했다.
몸 속 콜라겐을 유지하려면 우선 콜라겐 분해효소를 활성화하는 자외선을 피해야 한다. 김상석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몸 속 콜라겐을 유지하려면 나들이할 때 자외선이 강한 오후를 피하고 부득이 외출한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고 했다.
몸 속 콜라겐을 유지하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아직까진 콜라겐을 외부에서 획기적으로 보충할 방법은 없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먹고 마시고 바르는 콜라겐이 피부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콜라겐이 수화력(수분을 다량 보유하고 결합하는 능력)때문에 보습 목적의 화장품 원료로는 쓰인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능성 성분으로는 인정하진 않고 있다. 화장품으로 바르는 콜라겐도 분자가 커서 진피층까지 침투하기가 어렵다. 음식으로 섭취한 콜라겐은 대부분 위산과 효소에 의해 파괴되고 소장에서 아미노산 형태로 분해된다.
특히 콜라겐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돼지껍질 족발 닭발 등은 분자량이 큰 고분자 콜라겐(500돌톤 이상)이어서 인체 내에서 분해와 흡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펩타이드 형태의 저분자 콜라겐(500달톤 이하)을 먹는 게 효과가 있다는 것과 홍어 명태 연어 등 어류에서 추출한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가 몸 속 콜라겐과 동일한 구조여서 24시간 내 피부와 뼈, 연골 조직에 90% 이상 흡수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최근 콜라겐 보충제가 피부 탄력과 흉터 개선 등에 효과를 상당히 거뒀다는 연구결과(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 2019년 1월)도 나왔다. 욕창이나 피부건조증, 셀룰라이트 치료에 콜라겐 하이드롤리세이트를 매일 2.5~10g씩 8~24주 먹으면 피부 탄력과 콜라겐 밀도가 늘었다. 콜라겐 트리펩타이드를 매일 3g씩 4~12주 쓰면 피부 탄력과 보습력이 개선됐다.
김수영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 연구는 먹는 콜라겐 보충제의 가능성 정도를 언급한 것일 뿐 보충제 효능을 입증하려면 종류와 최적 투여법 등이 명확히 규정된 후속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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