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주최한 세계실험동물의 날 기념 행사에서 시민들이 서울대 동물실험 도중 죽은 복제견 ‘메이’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서울대 수의대가 실험견으로 보유하고 있는 비글들을 보호시설로 이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비글 복제견이던 ‘메이’가 서울대 동물실험 도중 죽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윤리적 동물실험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대되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세계실험동물의 날인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실험견 ‘페브’와 ‘천왕이’를 구조해 단체의 실험동물전용보호서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브와 천왕이는 메이와 같은 비글 복제견으로, 2013년부터 5년간 인천국제공항 검역센터에서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했다. 이들 세 마리 비글 복제견은 지난해 3월 은퇴와 함께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에게 실험용으로 이관됐고, 메이는 지난 2월 죽었다.

메이가 죽기 직전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마르고, 밥을 먹다가 코피를 쏟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윤리적 동물실험에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교수 측은 메이의 사망 원인에 대해 “이유를 모를 급격한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머지 두 마리 실험견들도 건강을 위협하는 실험 환경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비글구조네트워크의 주장이다. 정부윤 비글구조네트워크 실험동물분과장은 “현재 이 교수 측이 페브와 천왕이의 상태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자체 조사에 착수했지만,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이 윤리적인 동물실험을 위해 제정된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에 빠져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현행 실험동물법은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의 개발 및 안전ㆍ품질 관리나 마약의 안전ㆍ품질 관리를 위해 시행되는 동물실험에만 적용된다. 대학 등 교육기관에서 교육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동물실험은 제외돼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서울대 실험견 논란이 커지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실험동물법 적용 대상에 대학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실험견 메이의 추모식을 열고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16일 청와대 청원을 통해 “동물보호법에는 국가를 위해 사역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금지돼 있다”면서 “사역견들이 퇴역 후 행복하고 안전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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