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공식 발표… 5일 연휴 끝나는 내달 2일 공식 업무 재개할 듯
위중설이 돌고 있는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조만간 업무에 복귀한다고 베트남 정부가 밝혔다.
레 티 투 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갖고 “과중한 업무와 급격한 날씨 변화가 쫑 서기장의 건강에 영향을 끼쳤다”며 “곧(soon) 일상 업무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언제쯤 업무에 복귀하느냐는 본지의 추가 질문에 “조만간(very soon)”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쫑 서기장은 내달 2일쯤 공식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통일기념일(30일)과 노동절(5월1일) 연휴를 앞두고 월요일인 29일을 대체 휴일로 지정,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5일간 연휴에 들어간다.
앞서 쫑 서기장은 지난 14일 남부 끼엔장성 시찰 도중 쓰러져 호찌민시의 한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후 며칠 동안 공식석장에 나타나지 않자 건강 이상설, 위중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급격히 확산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라며 ‘가짜 뉴스’에 대한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현지 언론에서는 관련 소식이 거의 나오지 않았으며, 현지 기자들도 관련 내용 언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날 행사가 크게 지연돼 열리면서 묻어났다. 정례브리핑은 예정됐던 오후 3시(현지시간)보다 25분 늦은 3시 25분쯤 항 대변인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통상 늦어도 3시10분 전에는 시작됐던 행사다. 특히, 브리핑을 앞두고 항 대변인은 기자회견장 인근에 별도 마련된 회의실에서 다른 관계자들과 막판까지 회의를 벌여, 쫑 서기장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입장 발표에 상당한 신경을 쓰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산당 일당체제인 베트남은 당서기장을 정점으로 국가주석(외교, 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분점, 집단 지도체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쫑 서기장은 권력서열 2위의 쩐 다이 꽝 전 주석이 작년 9월 사망하면서 그 자리까지 겸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베트남은 물론 각국이 그의 건강 이상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가 권력 서열 1, 2위에 해당하는 당서기장과 주석을 겸한 지도자는 통일 베트남에서 쫑 서기장이 처음이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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