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3%로 10년 만에 가장 큰 마이너스 폭을 기록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역성장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단할 수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26일 이 총재는 시중은행장들과 함께 금융협의회를 개최하고 최근 경제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협의회에서 이 총재는 “현재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만큼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한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기 대비 -0.3%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1분기 성장이 뒷걸음질 친 주요 원인은 반도체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과 투자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부문의 기여도가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줄어든 탓도 있었다. 한은은 정부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2분기부터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심리도 조만간 되살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다만 “경제성장의 엔진인 기업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을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에는 반등(Pick up)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 초 부진했던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호전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10개 은행장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노력과 주택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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