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성장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0.3%로 역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투자ㆍ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정부의 재정 지출까지 줄어든 것이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더 하락한 원인이다. 특히 설비투자가 전분기 대비 10.8%나 감소해 21년 만의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제조업은 2.4% 감소해 10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가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도 2.6% 감소해 1년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수입 역시 3.3% 감소해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수치를 보면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충격적인 1분기 성장률은 일시적이고 이례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했다”며 “2분기부터는 성장률이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우선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비해 올해 예산을 대폭 늘렸음에도 신규 투자를 위한 절차 때문에 1분기에 제대로 지출되지 못했다며, 지출이 본격화하면 성장률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정부 부문의 성장률 기여도는 1.2%p였으나, 올 1분기는 -0.7%p를 기록해 마이너스 성장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 한국은행은 또 민간 부문 성장률 기여도가 지난해 4분기 -0.3%p에서 0.4%p로 돌아선 것도 2분기 이후 회복을 전망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1분기 최악의 성적을 고려하면 2분기 성장률이 1.2%까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와 소비 심리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변수라는 점에서 과도한 공포는 경제에 독이 된다. 그럼에도 정부 지출 감소가 바로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전환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세계 경제 둔화세가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정부 역할이 커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해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활력이 회복돼야 한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기업 투자 여건 개선에 주력하면서 한계기업 정리 등 미뤄왔던 구조조정의 속도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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