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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G폰, 국내 생산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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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G폰, 국내 생산 접는다

입력
2019.04.24 18:52
수정
2019.04.24 20: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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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물량, 베트남ㆍ브라질로… 인력 감축 가능성도 

 15분기 연속 적자ㆍ中업체들에 밀려 인건비 절감 필요 

LG전자 평택공장 전경
LG전자 평택공장 전경

LG전자의 경기 평택 스마트폰 생산 공장이 문을 닫는다. 계속되는 스마트폰 사업 적자에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게까지 밀리고 있어 원가절감, 인력감축 등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프리미엄폰 생산 베트남ㆍ브라질로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평택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물량을 이르면 6월부터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과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 등으로 옮기는 작업을 추진한다. 평택 공장은 생산량을 서서히 줄여 연내에는 가동이 완전 중단된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은 국내에선 평택 공장, 해외에선 중국과 베트남, 브라질 등에서 생산됐다. 평택 공장에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주로 생산했는데, LG전자 스마트폰 글로벌 생산량의 15%를 차지했다. 작년 LG전자 스마트폰 생산량이 약 4,000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평택 라인의 연간 생산량은 6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평택 공장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약 1,400명 규모다.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은 인건비 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거점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경우 최저임금 기준 월급이 418만동(약 20만6,000원)으로 우리나라보다 인건비가 훨씬 적다. 브라질은 LG전자가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중남미 시장 생산 거점으로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LG전자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8%에 그쳤지만 중남미 지역 점유율은 6.3%였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실적. 그래픽=신동준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실적. 그래픽=신동준 기자

 ◇인력 추가 감축 가능성도 

생산거점 재배치로 인한 추가 인력 감축 가능성도 있다. 2013년 8,000명 수준이었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담당 MC사업본부 인력은 지난해 4,014명으로 줄었다. 올해 신입사원 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는 빠졌다.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제품과 기술에 있어 정형화 작업을 하면서 예전에는 많은 인원이 해야 했던 일들을 적은 인원으로도 가능하도록 기반을 확보했다”고 말했었다.

일단 평택 공장 인력들은 창원 등 국내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이미 공장 내 자동화가 많이 진행됐고,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들도 있기 때문에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판매량이 높은 가전 생산 라인으로 재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인위적 구조조정 없는 전환 배치’가 기본 방침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회사 안팎에선 8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이 추진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노조 반발 등 후유증도 무시할 수 없다.

 ◇연속 적자에 중국까지 감당하려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속에서 LG전자의 결정은 경영상 불가피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도 2,000억원 가량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삼성, 애플과 격차가 너무 벌어졌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등에 밀리고 있다.

이번 결정이 사업 재정비를 위한 작업이 될 순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는 정맥인식 등 신규 기능을 넣은 ‘G8씽큐’를 3월 출시했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서는 100만대 판매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의 첫 5세대(G) 통신 스마트폰 ‘V50 씽큐’는 출시가 잠정 연기된 상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로선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5G 상용화 등 향후 융ㆍ복합 시장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업을 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 파격적인 원가 절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LG보다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화웨이, 샤오미 등과 차별화된 전략을 제품 라인업과 신제품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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