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환경현안에 1조원 이상 첫 투입… 사업장 180곳 방지지설 예산 11배로
지난 3월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뿌옇게 흐려진 광화문 광장을 걷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정부가 미세먼지(PM2.5) 감축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1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벌써부터 감축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줄일 수 있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4년 기준 연간 미세먼지 배출량(32만4,000톤)의 2.2%에 불과하다.

정부가 24일 확정한 2019년 추경 예산 총 6조7,000억원 중 미세먼지 저감과 대응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1조5,000억원이다. 단일 환경현안 대응에 정부가 1조원이 넘는 추경을 편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중 환경부에 할당된 1조 645억원은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및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 등 핵심 배출원 감축(7,016억원) △지하철 미세먼지 자동측정기 설치 등 국민건강 보호 및 과학적 측정ㆍ감시(1,313억원) △전기차ㆍ수소차 보급 확대 등 저공해차 보급 및 대기 환경 기술경쟁력 강화(2,315억원) 등으로 대별된다. 분야별로는 산업, 수송, 생활 부분으로 나뉜다.

미세먼지 배출량의 38%를 차지, 비중이 가장 높은 산업 부문에서는 180여개 사업장에 대한 방지시설 설치 지원예산을 기존보다 11배 늘린다. 특히 방지시설이 설치된 지 10년 이상 된 중소 규모 사업장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한시적으로 사업자 부담을 현행 20%에서 10%로 줄이고 국고 보조율은 40%에서 50%로 높인다. 수송 부문에서는 경유차 조기 퇴출 유도 조치에 집중, 노후 경유차와 건설기계 조기 폐차, 저공해조치 사업을 기존보다 7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생활 부문에서는 15년 이상 된 가정용 노후 보일러를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은 저녹스 보일러로 교체하고 도로 먼지를 줄일 수 있는 청소차 보급을 늘린다. 이와 함께 최근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작 사건 같은 위법행위를 방지하고자 드론과 차량, 원격감시 장비, 굴뚝자동측정기기(TMS) 등을 이용한 전방위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박광석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은 “이 같은 미세먼지 핵심 배출원 감축사업 확대로 올해 6,000톤의 미세먼지 추가 감축이 예상된다”며 “이는 경유승용차 370만대(2014년 배출량 기준)가 연간 배출하는 수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경에 따라, 다른 부처 사업을 포함한 전체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약 7,000톤으로 추산된다.

[저작권 한국일보]미세먼진 관련 주요 추경 사업 편성액/ 강준구 기자/2019-04-24(한국일보)

하지만 추경 예산으로 줄일 수 있는 미세먼지는 연간 미세먼지 배출량의 2% 수준(2014년 기준)에 불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투입도 중요하지만 도심 내 차량 운행 제한, 배출량이 많은 사업장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리감독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녹색연합의 배보람 활동가는 “도심 내 운행 차량 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며 “자동차 운행을 줄일 수 있는 수요관리 부분에도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인성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최근 미세먼지 배출량을 조작하는 사업장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사업장 미세먼지 배출 측정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며 “예산을 확충해 중앙정부에서 사업장들을 관리ㆍ감시하도록 하고 위법사항이 적발되면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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