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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창원서... 10대 조현병 환자, 위층 할머니 흉기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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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창원서... 10대 조현병 환자, 위층 할머니 흉기 살해

입력
2019.04.24 13:52
수정
2019.04.24 19: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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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치료약은 복용, 보건소 등록은 안 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조현병 환자 안인득의 방화살인 사건으로 5명이 숨진 경남에서 조현병 환자인 10대가 윗층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자 관리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24일 살인혐의로 A(18)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경남 창원시의 한 아파트 6층 복도에서 자신의 집 위층에 사는 할머니(75)를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5층에 사는 A군은 6층으로 올라가 흉기를 휘둘렀고 흉기에 찔린 할머니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2017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이상증세를 보여 자퇴한 A군이 진주 경상대병원 등에서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는 병원 기록을 확보했다. A군은 2017년 12월 학교를 찾아갔다가 시비가 붙은 학교 경비원을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8월에는 학교 앞을 서성이다가 신고된 적이 있으나 최근 1년간 A군과 관련한 112 신고가 접수된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병원에서는 A군의 입원 치료를 권했으나 본인이 거부해 입원 대신 통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군은 정신질환 치료약을 꾸준히 복용해 왔고, 사건 당일 오전에도 치료약을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본인이나 보호자가 정신질환 관련 신고를 안 해 보건소 등에는 등록되지 않아 보건당국의 관리를 받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A군은 경찰에서 “내 머리에서 할머니가 들어와 돌아다니는 소리에 뼈가 부서지는 것 같이 고통스러웠다” “내가 살기 위해 할머니를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평소 애니메이션에 빠져 지냈으며, 사람의 뇌가 서로 연결돼 다른 사람의 조종을 받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현실과 혼동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인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던 조현병 환자조차 이 같은 강력 범죄를 저지른 것을 두고 정부 차원의 관리부실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창원 지역 한 시민은 “불과 얼마 전에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또 다시 비슷한 일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한다”면서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의 범죄가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나 보건 당국의 대처 방안에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대처에 대한 비난 여론과 사회적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한편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이 발생한 경남 진주시는 관련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피해자와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심리회복상담센터와 상설협의체를 운영하고, 정신장애인에 대한 전수조사와 특별관리에 들어간다.

안인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안에 대한 프로파일러 분석 자료와 탐문 수사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 등으로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해당 사건을 26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창원=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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