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혀온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 오는 25일(현지시간)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그의 가세로 민주당 경선 레이스는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23일 미 언론들에 따르면 그간 출마 여부를 고심해온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결단을 내렸으며 25일 동영상을 통해 공식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경제 관련 메시지와 함께 노동조합들과의 강한 연대감을 강조하는 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또 자신이 맞서 싸울 정치의 모습과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할 예정이라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는 29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노조 관계자들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세전에 나선다. 그는 조기에 투표가 이뤄지는 아이오와ㆍ뉴햄프셔ㆍ사우스캐롤라이나ㆍ네바다주 등도 잇따라 찾을 예정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출마할 경우 민주당 내 19번째 대선 경선 주자가 된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공식 합류하면 주요 주자들의 출마 선언은 일단락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델라웨어주에서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 8년간 부통령을 역임했다. 그의 강점으로는 중량감 있는 정치 관록, 높은 지명도, 노동자 계층 출신 등이 꼽힌다. AP통신은 “화려한 정치 이력 등을 감안할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선두주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6일 트윗을 통해 민주당 경선이 결국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 간 양자 대결로 압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당장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이 선거전 내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앞서 2014년 네바다주 부지사 민주당 후보였던 루시 플로레스와 2009년 짐 하임스 당시 민주당 하원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에이미 래포스가 부적절한 스킨십을 폭로하는 등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부터 불쾌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만 7명에 이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처신에 주의하겠다며 진화에 나서면서도 명확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당내 세대교체 바람이 몰아칠 경우 고령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는 민주당 예비주자 가운데 샌더스(77) 상원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이와 함께 보다 진보적 색채가 강화한 민주당의 이념 좌표를 감안할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의 중도적 성향이 외연을 확장하는 약이 될지 아니면 전통적 지지층 사이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될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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