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디자인이 아직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2019 상하이 모터쇼의 막이 올랐다.

수 많은 브랜드들이 모터쇼에 참가해 저마다의 차량을 선보이고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화려한 조명과 강렬한 사운드,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 및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었다. 실제 회사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다수의 부스에서 새로운 차량들이 대거 전시되어 그 규모만으로는 풍성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그 동안 ‘짝퉁’ 디자인이라는 비난을 벗어나지 못하던 중국 자동차 디자인의 현 주소를 살펴볼 수 있었다.

과연 중국의 자동차 디자인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짝퉁 디자인, 그 굴레의 시작

10년 전, 중국 자동차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면 KBO의 한 감독과 같이 긴 한숨이 절로 나왔다.

디자인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카피캣에 지나지 않았던 그들을 보았고, 일부는 ‘디자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동차’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처참한 구성을 갖고 있기도 했다. 오죽하면 유로 NCAP에서 ‘측정 불가’ 수준의 처참한 안전을 확인할 수 있었을까?

차라리 그 속이라도 개성 넘치고, 나름의 노력이 깃들었다면 DVD 시장에서 헐리우드의 ‘고소’를 피하며 머리를 쓰는 ‘어사일럼’으로 비유하며 웃을 수라도 있었겠으나 그런 웃음 조차 짓기 어려울 정도, 조금 과장되어 본다면 겉모습만 그럴싸하게 다듬은 ‘산업 폐기물’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2019년, 중국 자동차 디자인은 제법 많이 변화했다.

좋은 예가 바로 지리자동차다.

다른 브랜드도 그렇겠지만 지리는 패밀리룩이라는 걸 확고히 하며 시장에서 ‘지리’의 존재감을 확실히 키워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볼보라는 걸출한 글로벌 브랜드의 ‘경험’을 얻고, 또 링크 앤 코가 동일한 전략 아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경험’의 영향일 것이다.

실제 지리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이고 새롭게 공개한 EV 모델에서도 지리 고유의 입체적이고 연속된 형태의 프론트 그릴과 유사한 스타일로 다듬어진 헤드라이트를 적극적으로 배치하며 ‘지리의 얼굴’을 더욱 확실히 만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중국 자본이 첨가 되었으나 나름의 정통성을 지켜가려는 MG, 로위 등도 자신들의 디자인을 만들려는 모습이 돋보였고, 중국 자체적인 브랜드 또한 나름대로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앞서 ‘짝퉁의 대가’처럼 불렸던 랜드윈드의 경우에는 아예 다른 디자인 스튜디오에 별도의 디자인에게 디자인을 의뢰를 하며 새로운 SUV를 선보이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 그러나 몰개성의 현재

2019 상하이 모터쇼에서 만난 각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짝퉁 브랜드라는 오명을 벗어나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각 브랜드들이 새롭게 선보인 디자인들이 몰개성화된 모습이리 때문이다.

실제 큼직하게 볼륨을 키운 프론트 그릴과 그릴과 어우러진 헤드라이트의 조합은 중국 디자인에서 너무나 쉽고, 흔하게 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내연기관 차량들은 물론이고 전기차 또한 마찬가지다. 프론트 그릴 없이 얇게 그려진 헤드라이트의 조합 등은 엠블럼만 뗀다면 각 브랜드의 차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닮아 있었다.

대량 생산과 대량 생산을 커버할 수 있는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결국 아직 ‘퀄리티’ 및 인력 자원의 확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결국 이 부분의 디테일이 더해질 때까지,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한 카피캣들

몰개성이라고는 하지만 각자의 노력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런 노력 속에서도 아직도 ‘짝퉁’을 벗어나지 않고, 현재에만 안주하는 브랜드들도 상당히 많았다. 실제 한 자동차 전시관은 모두가 카피캣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다. 실제로 전시된 차량을 보면 볼수록 조소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중국차의 발전은 정말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실제 수 많은 브랜드는 '국내에 들여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전한 부분도 있었다.

게다가 어느새 하락 중인 현대, 기아차의 중국 내 점유율까지 고려한다면 중국의 움직임, 변화 그리고 발전을 평가절하 할 때가 아님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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