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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ㆍ중러ㆍ미일 릴레이 정상외교… 동북아 숨가쁜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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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ㆍ중러ㆍ미일 릴레이 정상외교… 동북아 숨가쁜 한 주

입력
2019.04.23 20:00
수정
2019.04.23 21: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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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당사국 북한ㆍ미국, 각각 지원 세력과 결속 강화 행보

북러 정상회담이 임박한 2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이는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내 S동에 인공기와 러시아기가 걸려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북러 정상회담이 임박한 2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이는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내 S동에 인공기와 러시아기가 걸려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2ㆍ28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동북아시아의 정상 외교전이 이번 주 들어 다시 불 붙는 모습이다. 주 후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극동까지 날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잇달아 만나고, 비슷한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워싱턴으로 불러 두터운 친교를 과시한다. 비핵화ㆍ평화 협상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각자 지원 세력과 결속을 강화하는 형국이다.

신호탄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공산이 큰 북러 정상회담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북한과 러시아는 서로 힘이 돼줄 수 있는 사이다. 한창인 대미 무역 전쟁 탓에 중국이 당장 북한 편 들기가 어려운 형편이어서 러시아는 현재 사실상 유일한 북한의 우군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3일 “한반도 문제가 대화로 풀리려면 제재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러시아가 표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와의 정상 외교는 미국을 파트너 삼은 비핵화 및 경제 건설 노선이 틀어질 때를 염두에 둔 보험 성격이 없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력자강으로 강성국가를 건설하려면 북한은 대미 타협이라는 지름길 대신 멀리 돌아가는 길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때 미국 대신 손잡을 수 있는 비핵화 파트너가 유엔ㆍ중국과 더불어 러시아”라고 했다.

이어지는 만남은 중러 정상회담이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 뒤 곧바로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가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26∼27일)에 참석하고 이를 계기로 시 주석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파악한 북한 의중을 공유하고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 관련 양측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

중러 정상이 만날 때쯤 미일 정상도 회동한다. 26~27일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는 첫날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 축하연에 참석하고 다음 날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다음 달 25~28일 일본을 국빈방문하고 한 달 뒤인 6월 28~29일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3개월 연속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금주 정상회담이 북중러 대 미일 구도여서 대륙ㆍ해양 세력 간 냉전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아직 그럴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때 지원군을 찾아가는 건 북한 행동의 패턴”이라며 “아직 북미 축이 흔들리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G20 회의는 진영을 막론한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국들의 연쇄 정상회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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