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강제징용 판결 뒤 4번째… 日, 수입 금지 해제 거듭 요청할 듯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 등 한일 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네 번째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가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다. 이번에는 후쿠시마(福島) 주변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이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23일 도쿄 외무성에서 협의를 열고 강제징용 소송 판결 문제가 포함된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날 협의에서는 우선 일본 측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를 우리에게 거듭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20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 자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자국 수산물이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이렇게 부탁할 거라고 보도했다. 이에 우리 측은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을 존중해 달라는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WTO 상소기구는 11일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싼 한일 분쟁 2심에서 1심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조치가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한국 국민들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재개해 달라는 일본 측 주장을 수용하기는커녕 논의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더불어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 삼아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협의에서 논의될 수도 있다. 최근 교도통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개별 회담을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려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언론 보도로 다시 불거진 한일 간 ‘한국 해군 함정의 레이더 조사(照射ㆍ겨냥해 쏨) 및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위협 비행’ 갈등이 이 자리에서 거론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날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한국 함정에 3해리(약 5.5㎞) 이내로 접근하는 군용기에게는 화기관제레이더(STIR) 조사를 경고한다는 방침을 한국 군 당국이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강제징용 판결 뒤 한일은 지난해 말부터 한 달여 간격으로 서울과 도쿄에서 사실상 정례화한 외교부 국장급 협의를 번갈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협의는 지난해 12월 24일과 올 1월 31일, 지난달 14일에 이어 네 번째다. 서울에서 열린 직전 협의에서 양측은 징용 판결 이후 일본의 경제적 보복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과 관련한 입장을 교환한 뒤 이 일로 더 이상 한일관계가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