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북단 평화지역인 강원 화천군에 국내 최대 규모의 평화생태벨트가 조성돼 관심을 모은다.
화천군은 올해 안으로 ‘백암산 남북물길 조망지구’와 ‘동서녹색평화도로 연결사업’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이들 사업은 화천군이 남북 교류시대를 내다보고 준비한 것이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에 두 사업이 모두 포함돼 기대감이 크다.
백암산 남북물길 조망지구는 해발 1,500m 백암산으로 이어지는 케이블카와 정상부에 전망대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산책로가 함께 놓여 비무장지대가 간직한 천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화천군은 지난해 6월 파로호 선착장을 준공하고, 로프웨이(케이블카)를 위한 대형 철탑 4기를 설치했다. 올 연말까지 군이 생태관찰 학습원과 정상부 전망대, 로프웨이 설치를 마치면 위용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백암산은 지리적 의미가 큰 곳이다. 북한강 수계에 이어진 평화의 댐과 북측의 금강산 댐을 유일하게 육안으로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평화생태특구를 조성,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다는 게 화천군의 복안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백암산 평화생태특구를 조성하면 인근 평화의 댐과 주변 오토캠핑장, 국제평화아트파크, 세계평화의 종 공원, 파로호는 물론 아시아 유일의 수달 전문연구기관인 한국수달연구센터와 연결되는 평화생태관광벨트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남북 평화무드가 조성되면 파로호 뱃길을 이용한 금강산 관광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천군은 파로호에서 평화의 댐을 오가는 유람선 건조를 준비 중이다.
화천군은 이미 평화의 댐을 비롯한 안보관광지를 활용한 관광마케팅 사업을 진행해왔다.
마치 벽에 구멍이 뚫린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세계최대 트릭아트(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예술) 벽화가 그려진 화천군 등촌리 평화의 댐에는 지난해 37만 명이 다녀갔다. 평화의 댐에 그려진 트릭아트 벽화인 ‘통일로 나가는 문’은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뿐만 아니라 분단의 현실과 60년 넘게 인간의 접근을 거부한 비무장지대(DMZ)를 마주할 수 있는 칠성전망대에도 1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화의 댐을 경유하는 화천 DMZ랠리에도 매년 5,000여 명의 자전거 라이더가 참가하고 있다. 올해 랠리 출전 신청이 20여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행사를 해외에 잘 알려진 산천어축제와 연계하면 매년 100만 명 이상의 평화생태안보 관광객 유치도 꿈이 아니라는 게 화천군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화천군은 “최전방 관광지 간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민간인 통제선을 북상하거나, 적어도 주요 관광지 인근을 우선 쿨데삭(주머니) 방식으로 조정하는 조치가 절실하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일정 지역에서 통제선을 주머니 모양의 곡선으로 조정해 관광객들의 출입을 자유롭게 하자는 개념이다.
정부가 올해 밝힌 ‘DMZ 통일을 여는 길’ 조성사업에도 화천지역 구간 38.7㎞가 포함돼 민통선 조정의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화천 DMZ 평화생태관광은 산천어축제와 함께 화천군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자유로운 관광객 이동 편의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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