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ㆍ구속)씨의 과거 마약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한 경찰들이 수사 대상이 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5년 황씨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서울종로경찰서에서 해당 사건을 담당한 박모 경위 등 수사관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지난 18일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수사관 7명을 투입해 박 경위 주거지와 차량, 종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당시 사용한 PC와 관련 서류 등 압수물을 분석한 뒤 박 경위 등을 추가 소환할 방침이다. 관련자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수사관들과 황씨 친인척 사이에 유착이 있었는지도 살펴보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수사기록과 관계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수사관들이 마약 공급책인 황씨를 별다른 조사 없이 상당기간이 지난 뒤 무혐의 송치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황씨는 2015년 9월 서울 강남에서 여대생 조모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로 입건됐다. 황씨를 비롯해 총 7명이 입건됐지만 경찰은 황씨 등을 빼고 2명만 소환 조사했다. 한번도 조사를 받지 않은 황씨는 2017년 6월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돼 부실 수사란 지적을 받았다.
황씨는 지난 4일 마약 투약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체포된 뒤 현재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황씨는 2015년 필로폰 투약 혐의와 함께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으로 복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인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이 마약을 권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박유천(33)은 이날 경기남부경찰청에 세 번째 출석해 마약 투약 혐의 조사를 받았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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