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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선생님은 “학교 아닌 SNS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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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선생님은 “학교 아닌 SNS와 친구”

입력
2019.04.21 15:43
수정
2019.04.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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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살에 성관계 시작… 학교 성교육은 뒷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던 성인 10명 중 6명은 학창시절 성교육이 ‘도움이 안 됐다’고 기억했다. 청소년의 성을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대다수 학교에서 현실과 괴리된 성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성·재생산 건강 및 권리 관련 인식과 경험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1,840명 중 절반이 넘는 52.5%(965명)가 청소년기에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성교육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 이 교육이 도움이 안 됐다고 대답한 비율은 66.7%였다. 이 중 3분의 1인 22.9%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33.3%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학교 성교육의 내용이 시대와 현실,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성과 성욕 자체를 유해한 것, 금기시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한 (성교육은) 현실에서 더욱 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제14차(2018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통계’를 보면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의 5.7%로 이들의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13.6세이지만, 여전히 학교 성교육은 이런 실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응답자들이 받은 성교육의 형태 중 피임도구 사용법을 배워보는 체험 교육(9.8%)이나 토론식 교육(4.4%) 비율은 미미했다. 대신 ‘시청각 교육과 방송 교육’이 73.8%로 가장 많았고, 강의식 교육 67.6%, 강당 집합 교육 20.5%, 유인물 배포 13.6%와 같은 지식 전달식 수업이 주를 이뤘다.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은 주로 온라인에서 성 관련 정보를 접했다. 이번 조사에서 성관계, 피임, 임신과 출산, 임신 중절(낙태)과 같은 성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경로가 인터넷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라고 답한 비율이 70.1%로 가장 많았다. 또 친구나 선후배 등 지인이 63.8%인 반면 성교육 전문 강사나 관련 상담사는 31.8%, 교사는 15.0% 수준에 그쳤다. 연구진은 “대다수의 성 관련 정보가 사적 영역에서 제공돼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며 “학교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청소년의 음성적 성을 부추기며 이들의 성 건강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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