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인 20일 장애인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주축으로 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과 참여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장애복지법이 정한 법정기념일로, 올해 39회째를 맞았다.
이번 집회는 전날부터 이어진 1박 2일 투쟁 결의대회의 본행사 격으로 진행됐다. 공동투쟁단은 전날 서울정부청사, 세종로사거리 등에서 “정부가 장애등급제를 31년 만에 폐지한다고 하지만 장애인들의 삶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현행 장애등급제는 의학적 장애 정도를 1~6단계로 나눠 복지를 제공하는데, 이는 장애인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인 지원을 한다는 비판이 컸다.
그러나 공동투쟁단은 기존 장애등급제를 대체할 새로운 제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5일 공개한 종합조사표는 기존 장애등급제와 마찬가지로 의학적 관점에 입각한 기능 제한 수준만을 평가할 뿐 장애인의 필요, 욕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라는 게 공동투쟁단의 주장이다. 박명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30년 만에 장애등급제를 바꾸려면, 녹슨 제도를 바꾸려면 우리의 삶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주최측 추산 300여 명이 참석했다. 장애인단체뿐 아니라 노동, 시민, 종교 단체 등 140여 개 단체가 힘을 모았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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