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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끊은 페루 前대통령 유서 공개…"창피당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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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끊은 페루 前대통령 유서 공개…"창피당하지 않겠다"

입력
2019.04.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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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시아 전 대통령 "내 시신은 적들에 대한 경멸의 표시" 

알란 가르시아 전 페루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알란 가르시아 전 페루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뇌물수수 혐의 수사 압박을 받던 중 지난 17일(현지시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알란 가르시아 전 페루 대통령이 창피당하지 않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BBC방송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르시아 전 대통령의 유서는 19일 지지자들이 페루 수도 리마의 장례식장에 모여 있는 가운데 딸인 루시아나 가르시아 노레스를 통해 공개됐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나는 창피당하지 않겠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수갑을 찬 채 열 지어 끌려가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을 봐 왔다"며 "나는 그러한 부당함과 서커스처럼 떠들썩한 사건을 겪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중남미에서는 브라질 대형건설사 오데브레시가 지난 2001년부터 사업 수주 대가로 중남미 9개국의 정관계 인사들에게 4억6천만 달러(5천200억 원)의 뇌물을 건넸다는 대형 이슈가 터졌고, 이 중 3천만 달러(340억 원)가 페루 정관계에 제공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이로 인해 페루에서는 4명의 전직 대통령이 수사 선상에 올랐는데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경찰관들이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자택에 도착하자 2층 방으로 올라가 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나는 자부심의 표시로 내 결정의 존엄함을 나의 아이들과 동료에게 남긴다"며 "나는 이미 내게 주어진 소명을 완수했기 때문에 나의 적들에 대한 경멸의 표시로서 내 시신을 남긴다"고 적었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수뢰 의혹이 불거진 뒤 아무런 단서나 증거도 없다면서 자신이 정치적 박해의 희생자가 됐다고 결백을 주장해 왔다.

이날 리마에서 열린 그의 장례 절차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였으며, 이들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의 화장에 앞서 리마의 여러 거리를 거쳐 관을 옮겼다.

리마 교외에서는 가르시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지지자들을 태운 버스에 사고가 나 8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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