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19일부터 ‘바다거북과 플라스틱 기획전’
다시 뱉을 수 없어 복막염으로 생명 잃는 바다거북의 비극
바다거북은 플라스틱을 삼켜도 다시 뱉을 수가 없다. 몸 속으로 들어간 먹이가 역류하지 않도록 식도 안에 돌기가 발달해 있어서다. 삼킨 먹이를 뱉고 싶어도 뱉을 수 없는 바다거북에게 바다 속을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그 자체로 생명을 위협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 받는 바다거북의 이야기가 특별한 전시로 소개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생태계를 위협하는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알리는 ‘바다거북과 플라스틱 기획전’을 19일부터 4개월 간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전시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플라스틱으로 고통 받는 바다거북 등 생태계의 현실을 그림판(일러스트)과 조형물 등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전시관 한편에는 대형 수족관에 푸른바다거북 세 마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난 15일 여수한화아쿠아플라넷이 무상 제공한 이 푸른바다거북들은 2016년 12월 부화한 개체들로 등갑 길이가 평균 30㎝인 어린 거북들이다. 성체가 된 바다거북은 등갑 길이가 최대 1.8m에 달한다.
국립생태원은 바다거북 폐사체 40마리를 부검한 결과 모든 폐사체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바다거북은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먹는데, 이빨이 없어 씹지 않고 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장기천공(복막염) 등의 고통을 겪으며 생명을 잃게 된다. 이 외에도 폐그물에 의한 익사, 장내 남아 있는 비닐 등으로 고통 받는 바다거북들도 늘고 있다.
국립생태원 측은 “빨대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드는 등 생활 속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기획전은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은 생태계를 파괴해 결국 인간에게 위협으로 돌아온다는 교훈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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