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곧 여든인데, 지하철만 타고 다녀서 버스로 길을 잘 몰라. 어떻게 해야 하나?"
18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부터 군자역 사이에서 열차에 전기 공급이 끊어지면서 이 구간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8분께 강동역에서 군자역 사이 전차선 단전으로 양방향 열차운행이 중단됐다. 오전 11시20분께 복구가 완료돼 운행이 재개됐던 상일동·마천 행 열차도 복구작업으로 다시 운행이 중단됐다.
오후 1시께까지 중단이 이어지면서 군자역부터 상일동역·마천역 구간은 2시간 넘게 정상 운행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곳곳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지하철 외 교통수단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나 유아를 동반한 시민들의 고충은 더 했다.
노원역을 출발해 군자역에서 지하철을 내린 유제형씨(26)는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불편하게 계단을 내려갔다. 그는 "버스로 옮겨타야하는데 방법부터 알아봐야 한다"며 걸음을 옮겼다.
유모차를 끌고 왕십리 방면을 향하던 40대 정모씨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에서 군자역과 강동역 사이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하지만 이제 갓 2살을 넘긴 딸과 가방, 유모차를 들고 이동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씨는 "택시라도 타야겠다"면서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겼다.
공덕역에서 상일동을 향하던 송갑례씨(78)도 계단 두어개를 오른 뒤 한참을 쉬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가정용 카트에 시장본 것과 휴대용 물병 등을 넣어서 다니는 송씨는 계단을 올라가면서 카트를 들어 올리기를 반복한 끝에 개찰구에 다다랐다. 송씨는 "이제 또 언제 (집에) 가냐"고 불평하며 걸음을 옮겼다.
평소 천호역에 내려서 성내동으로 걸어다니던 김동중씨(76)도 난감했다. 노령인데다 지하철로만 다니던 길을 버스로 가려고 하니 길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탑승구에 앉아 10여분을 쉰 김씨는 "그냥 (지하철이 복구될 때까지) 기다릴까 해"라면서 자리를 지켰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강동역부터 군자역 사이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서는 제한적으로 열차를 분할 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구간은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이때문에 경찰들은 군자역 교차로에 나와서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에 단전이 발생하면서 운행에 문제가 생겼다"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통공사는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려 사과드린다"며 "이 구간 열차를 이용할 고객께서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IMAGE-PART--|*|18일 오전 10시58분쯤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강동역 간전차선 단전이 발생해 이 구간 양방향 지하철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11시20분쯤 광나루역에서 강동역 구간 하선은 열차 운행을 재개했으나 상선은 오후 12시50분 현재 여전히 복구가 안돼 노인과 장애인, 유모차 휴대 승객 등이 군자역 등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뉴스1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